[함께하는K] “10원짜리 한 개까지 기부”…80대 기초생활수급자의 ‘52만 원’
[KBS 청주] [앵커]
KBS 연중기획, 함께하는K 순서입니다.
최근 잇따른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많은 수재민이 발생했는데요.
충주의 한 8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지금껏 어렵사리 모아 온 50여만 원 전부를 수재의연금으로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남성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이번에는 자신이 도울 차례라며 성금을 기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송근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주시청 복도에서 행사 준비를 위해 공무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잠시 뒤,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은 채 복도를 서성입니다.
곧이어 공무원들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더니 회의실로 들어갑니다.
이 남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80대 A 씨.
어려운 형편에도 수재의연금을 내기 위해 충주시청을 방문했습니다.
[이은섭/충주시 복지정책과장 : "저는 (수급) 상담 때문에 오셨을 줄 알았는데, 봉지를 주섬주섬 펴시더니 수해의연금 내러 오셨다고..."]
비닐 봉지에 담긴 성금은 모두 52만 5,320원.
통장에 저축해 둔 전 재산에 집에서 틈틈이 모은 10원과 100원짜리 동전까지 모두 가져왔습니다.
A 씨는 "방송에서 폭우로 집을 잃은 수재민들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의 수급비는 한 달 70만 원 남짓.
공무원들은 물론 충주시장까지 나서 마음만 받겠단 말을 전했지만, A 씨는 "지금껏 여러 사람의 도움 덕분에 살아왔고, 이번엔 자신이 도울 차례"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은섭/충주시 복지정책과장 : "본인도 어려우실 텐데 이걸 다 기탁하시면 어떻게 생활하시려고 하느냐 그랬더니, 자기는 조금 더 아껴 쓰면 된다고..."]
충주시는 조만간 A 씨의 거처를 방문해 생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용품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그래픽:박소현/화면제공:충주시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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