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손 내민 사람들, 올 상반기에만 9만명 넘어

박채영 기자 2023. 8. 1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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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회복 신청자 작년 66% 달해
빚 갚는 기간도 늘어나 ‘100개월’
소액대출 연체율도 두 자릿수로

대출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신용회복)을 신청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채무조정 기간 중 빚을 성실히 갚아온 성실 상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대출 건수와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신용회복 신청자 수는 9만1981명이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신청자(13만8202명)의 66.6%에 달하는 신청자가 몰렸다.

채무조정은 생활고 등으로 빚을 갚기 어려워진 대출자들을 위해 상환 기간 연장, 이자율 조정, 채무 감면 등을 해주는 제도다. 연체 기간에 따라 신속채무조정, 프리워크아웃, 개인워크아웃 등으로 구분된다.

신용회복 신청자 수는 2018년 10만6808명에서 2019년 11만9437명, 2020년에는 12만8754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에는 12만7147명으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2022년에 다시 13만8202명으로 늘었다.

빚을 갚는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채무 변제 기간은 2018년 84.6개월 수준에서 지난해 94.1개월로 늘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 100.5개월로 더 길어졌다.

채무조정 기간 중 빚을 성실히 갚고 있는 사람들의 자금 사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실 상환자들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소액대출의 신청 건수가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소액대출 신청자는 2018년 2만1690명에서 2022년 4만4671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6월 말까지 2만3264명이 신청해 지난해 신청자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대출 연체율도 올랐다. 2018년 연체자가 2202명, 연체율은 6.7%였지만, 2022년에는 연체자가 6998명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연체율도 10.5%까지 증가했다. 채무조정을 성실하게 받아온 이들마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신용회복 대상자들은 4~9개의 계좌를 이용해 대출을 받은 경우가 4만7403건(58.1%)로 가장 많았다. 2~3개 계좌 이용 수가 1만4275건(18.7%), 10개 이상 계좌 이용 수가 1만4134건(16.8%)으로 나타났다. 1개 계좌만 이용해 대출받은 경우는 4891건(6.4%)에 불과했다.

대출받은 기관은 신용카드사(21만4536건·39.2%)가 가장 많았다. 이어 대부업체(14만6449건·26.8%), 시중은행(7만1451건·13.1%), 저축은행(6만6989건·12.3%) 순이었다.

양정숙 의원은 “신용회복 신청자 수가 올해 또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변제 기간이 100개월을 넘어선 것은 금융 취약계층의 실질소득 감소와 체감경기 실태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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