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 산삼이라더니”…경찰도 구분 힘든 ‘중국산’
[앵커]
송이나 산삼은 국산과 중국산 가격이 많게는 50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중국산을 경북 봉화에서 난 국산이라고 속여 팔아온 상인과 유통망을 경찰이 6개월을 추적한 끝에 밝혀냈습니다.
3억 원어치 넘게 산 손님도 있는데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의 산삼 판매장, 직원이 상자에서 산삼을 꺼내 담아줍니다.
[매장 직원/음성변조 : "국산이에요. 우리 봉화에서 올라온 거예요."]
이 판매상에게 산삼과 송이를 구입해 팔아온 50대 이 모 씨.
경북 봉화산 산삼을 싸게 준다고 해, 뿌리당 20만 원에서 30만 원에 샀고, 역시 봉화산이라는 송이는 1kg당 70만 원에 샀습니다.
2021년 9월부터 1년 동안 산 게 3억 3천만 원 어치입니다.
아는 사람의 소개라 의심하지 않았는데, 구매자들에게서 불만이 접수됐습니다.
[피해자 이○○/음성변조 : "썩은 게 오고 물러진 게 오고 해서 계속 반품사례가 와서 제가 의심하기 시작했고…"]
알고 보니 문제는 판매상, 중국산 장뇌삼을 국산이라고 속여서 판매해왔습니다.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의심을 갖고 일일이 비교해보니 산삼과 송이 모두 중국산과 외형이 같았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이○○/음성변조 : "얘가 지금 같은 나이거든요. 일단 뿌리의 모양도 틀리고 산삼의 모양도 틀리고요. (국산은) 흙이 묻어 있어야 되겠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정부 기관 3곳에 원산지 검증을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냉동 상태라 정확한 성분을 검증할 수 없다고 해 수사가 난항을 겪었습니다.
그 사이 판매상 측은 계속 판매를 이어갔고, 고소한 이 씨를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이○○/음성변조 : "협박편지 다섯 장을 보낸거죠. 죽여버리겠다고. 저는 아직도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있죠."]
경찰이 결국 6개월에 걸쳐 유통망까지 역추적한 결과, 서울의 한 전통 시장에서 파는 중국산 산삼과 송이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판매상을 사기, 보복 협박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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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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