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대선 투표 결과 뒤집으려 압력’ 혐의…4번째 기소된 트럼프 “날조”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기소됐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이번이 네 번째 기소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미 대선을 15개월 앞두고 4개 개별 형사사건에서 총 91건의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은 이날 대배심을 거쳐 트럼프 전 대통령을 13개 혐의로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 당시 경합주였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패하자, 이듬해 1월 초 브래드 래펀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조직적인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을 비롯해 1급 위조 공모, 공갈, 공무원 선서 위반 교사, 공무원 사칭 공모, 허위 진술 및 허위 문서 제출 등 모두 13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그의 측근 등을 포함해 18명을 공동 피고인으로 함께 기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마크 메도스와 루돌프 줄리아니, 존 이스트먼 등 최측근 변호사들이 포함됐다.
98쪽에 달하는 공소장에는 피고인 19명에 대한 41개 혐의가 적시됐다. 공소장에서는 이들이 “트럼프의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으며, 트럼프에게 유리하도록 선거 결과를 불법적으로 바꾸려는 음모에 고의적으로 가담했다”며 이들을 ‘범죄 조직’이라고 지칭했다.
파니 윌리스 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6개월 내에 기소된 피고인 19명 모두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대선 경선 일정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정 출석일이 맞물리게 된 것이다.
이날 대배심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개 개별 형사사건에서 총 91개의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이 두 번째 기소다.
앞서 지난 3월 뉴욕 맨해튼 검찰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에게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지 말라는 입막음용 회삿돈을 지급하고 회계 기록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첫 번째 사례였다. 이어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지난 6월과 이달 초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이 두 사건은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네 번째로 기소되자, 기소는 “날조”이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 소속인 윌리스 검사장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수사를 진행했다며 “광적인 당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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