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근이 나오면 뭔가 할 것 같다" 8월 최고의 포수, 이제는 방망이까지 믿음 준다 [부산 현장]

부산=양정웅 기자 2023. 8. 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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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들어 모두를 놀라게 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정보근(24·롯데 자이언츠). 이번에는 아예 '인생경기'를 만들어 냈다.

경기 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정보근이 강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전에 없는 자신감이다. 단순히 안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을 만들고 있다"며 이유를 밝혔는데, 이를 제대로 증명했다.

경기 후 정보근은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여유 있게 하려 한다. 욕심이라기보다 매 타석 열심히 하려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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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정보근이 15일 사직 SSG전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정보근.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제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정)보근이가 타석에 나가면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롯데 박세웅)

여름 들어 모두를 놀라게 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정보근(24·롯데 자이언츠). 이번에는 아예 '인생경기'를 만들어 냈다. 이제 동료들은 정보근의 타석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시즌 전적 48승 51패(승률 0.485)를 기록, 5할 승률에 점점 다가가게 됐다.

이날 롯데 승리의 주역은 단연 포수 정보근이었다. 롯데의 7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한 그는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와 타점은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이고, 1경기 5출루는 2019년 1군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방향 2루타로 스타트를 끊은 정보근은 4회 1사 2루에서는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며 2루 주자 니코 구드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가 2-2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정보근은 노진혁의 2루타로 3루까지 간 뒤 윤동희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 정보근이 15일 사직 SSG전에서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어 정보근은 5회 말 2사 1, 2루에서도 좌익수 앞 안타를 터트리며 도망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자 SSG 투수진은 7회와 8회 결정적인 상황에서 정보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경계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노진혁이 연이어 안타를 때려내며 이른바 '정거노'(정보근 거르고 노진혁)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8년 롯데에 입단한 정보근은 안정감 있는 포수 수비를 보여주며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타격에 있어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4시즌, 206경기를 뛴 그는 통산 타율 0.175, OPS는 0.434에 그쳤다. 이에 안방 고민을 이어가던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로 유강남(31)을 영입했다.

이것이 본인에게는 위기가 됐을까. 유강남의 부상으로 7월 말 1군에 돌아온 정보근은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월간 타율 0.458을 기록, 20타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가장 높은 월간 타율을 기록했다. 월간 11경기 중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단 3경기로, 멀티히트 경기와 똑같았다. 지난 2일 사직 NC전에는 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에릭 페디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렸다.

정보근.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러자 정보근의 타순도 한 계단 올라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54번의 선발 출전 모두를 8번과 9번 타자로 나왔던 그는 이날 처음으로 7번 타자로 출전했다. 경기 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정보근이 강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전에 없는 자신감이다. 단순히 안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득점권 상황에서 타점을 만들고 있다"며 이유를 밝혔는데, 이를 제대로 증명했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자 이제는 팬과 동료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 정보근과 배터리를 이뤘던 투수 박세웅은 "최근에 (정)보근이가 타격감이 워낙 좋으니까 이제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보근이가 타석에 나가면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야구장을 찾은 팬들도 이날 정보근의 5번째 타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다.

경기 후 정보근은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여유 있게 하려 한다. 욕심이라기보다 매 타석 열심히 하려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출루가 처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그는 "하루하루 루틴을 지키며 좋은 모습을 이어 나가려고 한다. 결과가 하나씩 나오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며 최근 자신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보근. /사진=롯데 자이언츠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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