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브레이커가 생각나는 경기"…절친과의 명품 투수전 펼친 쿠에바스, KT의 복덩이다웠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타이브레이크가 생각나는 경기였다."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실점 없이 2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무패)째를 따냈다.
1~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쿠에바스는 4회 첫 위기에 놓였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번트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안재석의 번트실패로 아웃카운트가 한 개 늘었지만, 호세 로하스의 타석 때 견제 송구 실책으로 1사 3루가 됐다. 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로하스가 1루수 앞 땅볼 타구를 보냈고 오윤석이 공을 잡아 홈으로 송구해 정수빈을 잡았다.
이후 5, 6회를 큰 위기 없이 넘긴 쿠에바스는 7회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2아웃을 잡은 뒤 김재환과 김인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대타 강승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이기는 경기는 항상 행복하다. 우선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떻게 일이 벌어지든 간에 항상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는 절친 라울 알칸타라와의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는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알칸타라도 7이닝 동안 실점 없이 4피안타 6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쿠에바스는 "친한 친구와 맞붙게 됐다. 너무 즐거운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알칸타라에게 '수고했다. 잘 던졌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올해 알칸타라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선수와 함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KT 타선은 8회초 쿠에바스의 호투에 화답했다. 배정대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우익수 김인태의 포구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김민혁이 1타점 적시 3루타를 터뜨렸다. 이 득점이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이었다.
치열한 승부는 쿠에바스에게 2년 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실점 없이 1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으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고 KT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경기를 하다 보면 1-0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경기가 있다. 그런 경기는 투수들이 모든 이닝에 제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이런 경기는 항상 재밌는 경기다"며 "1-0 경기를 하다 보니 타이브레이크 경기도 떠올랐다. 오늘 매우 즐거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쿠에바스가 KT로 복귀했을 당시 KT는 하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의 합류 그리고 부상자들이 복귀하며 상승세의 분위기를 탔다. 8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3위까지 올라왔다. 2위 SSG 랜더스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에바스는 "한국 시리즈를 꿈 꾸면서 던지고 있다. 한국에 왔을 때는 팀이 7~8위에 머물렀는데, 항상 선수들에게 '걱정하지 말라. 일주일 경기에 집중하고 많이 이기면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라고 항상 말을 했다"며 "벌써 3위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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