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복판 2,711개 추모비…독일의 반성은 달랐다
[앵커]
이렇게 반성이나 사죄에 소극적인 태도는 독일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 베를린 한가운데엔 2천 개가 넘는 유대인 희생자 추모비가 있습니다.
전범국으로서 과거 잘못을 잊지 않고, 역사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입니다.
독일에서 유호윤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베를린 도심 한가운데 회색 비석 2천 7백여 개가 서 있습니다.
나치 독일에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시설입니다.
[아담 케르펠/홀로코스트 메모리얼 재단 연구원 : "이곳은 베를린 심장부에 있습니다. 그래서 베를린을 방문한다면 놓칠 수 없습니다. 이는 독일의 정체성과 새로운 독일 수도 중심부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005년 세운 추모 시설 아래엔 피해자들이 남긴 기록물과, 나라별로 얼마나 많은 유대인이 희생됐는지 적혀있습니다.
베를린 외곽에 있는 나치의 강제수용소는 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유대인과 정치범 등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자행한 장소부터 가스실, 소련군 포로 처형장까지 전쟁 범죄 현장을 설명과 함께 그대로 보존해뒀습니다.
[카트린 레제/관람객/독일 교사 :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과 폭력을 겪었는지 이곳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기록 보존과 더불어 독일 정부는 지난해부터 4년간 홀로코스트 역사 교육에도 약 천4백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마틴 자브로브/라이프니츠 현대사 연구소 교수 : "(기념물은) 우리가 독일 과거를 자부심으로 생각하지 않고, 고통과 수치심, 죄책감 그리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자각과 희망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70년 서독 총리가 무릎 꿇고 사과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독일 대통령은 올해도 통렬한 반성을 내놨습니다.
[슈타인마이어/독일 대통령/지난 4월/폴란드 바르샤바 : "여기서 독일인들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는 저를 깊은 수치심으로 가득 채웁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 앞에 서서 독일인들이 여기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참혹한 과거를 외면하지 않은 독일 정부의 책임 의식은 유럽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외교적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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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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