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기준금리 118%... 한번에 21%p 올렸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14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97%에서 118%로 21%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외채 문제로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었던 1980년대·1990년대를 제외하면,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인상 폭은 2002년 7월 이후 약 21년 만에 최대다.
아르헨티나는 올 들어 75%였던 기준금리를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4차례 올려왔다. 살인적인 고(高)물가 때문이다. 지난 6월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15.6%에 달한다. 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에는 고물가와 외환 보유고 고갈 등 경제 위기뿐 아니라 13일 대선 예비선거의 ‘대이변’도 한몫했다. 극우파 ‘자유의 진보’ 소속 하비에르 밀레이(52) 하원의원이 1위를 차지, 달러 표시 채권 가격이 14일 개장과 함께 15% 빠지는 등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예비선거 전날까지만 해도 집권 좌파 후보와 중도 우파인 제1 야권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예비선거는 오는 10월 대선을 앞두고 1.5% 이상 득표한 후보를 추려내는 절차로, 유권자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오랜 경제난에 지친 국민들이 페소화의 달러화 대체, 정부 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등을 공약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밀레이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밀레이 의원은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합법화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는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아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은 밀레이 의원의 ‘깜짝 승리’에 따른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밀레이가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제대로 통치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또 시장 안정을 위해 페소화 가치를 18% 낮췄다고 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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