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면성실 단벌신사의 표본"
"학교 면접 시험장에서 윤기중 교수님을 처음 뵈었는데, 머리가 허옇게 세서 나이가 꽤 많은 교수님이신 줄 알았지요. 19살 어린 학생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교수님께선 그때 겨우 40대 초반에 불과하셨어요."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71·사진)는 15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고 윤기중 명예교수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고했다. 유 명예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 명예교수의 제자이자 동료 교수다.
유 교수는 윤 명예교수의 삶을 '단벌 신사' '딸 바보' '근면 성실' 세 단어로 정리했다. 그는 "학생 때부터 지켜본 교수님은 단벌 신사셨어요. 굉장히 검소하시고 거의 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지요"라며 "제자들에게 점심, 저녁 사주시는 건 수도 없이 하셨지만 돈 욕심을 부리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도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입으신 회색 정장 재킷이 있는데 모임 때든 연구실에서든 그것만 입으셨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연희동에 집을 지으시고 사모님과 아들, 딸 네 식구가 수십 년을 사셨어요. 남들은 어디 집값이 유망하다며 옮겨 다닐 때 교수님은 꼼짝을 않으셨지요"라며 "제자들을 수시로 집으로 불러 밥을 먹이셨고 연초에 제자들이 세배를 가면 떡국을 주시곤 했는데 그날 아마 교수님께선 떡국을 몇 번은 드셨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사치스럽고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윤 명예교수는 사진을 찍을 때도 중앙에서 찍지 않았다고 한다. 늘 한쪽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있어서 제자들이 중앙으로 모셔야 마지못해 겨우 중앙에서 찍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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