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플레 걱정…기술주 반등, 국채 금리에 달렸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8. 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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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는 14일(현지시간) 기술주 위주로 상승했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1.05% 올랐고 S&P500지수는 0.57% 상승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한 주를 강세로 마감했던 다우존스지수는 0.07% 강보합 마감했다.

이날 기술주 반등은 증시가 강세 기조를 유지하려면 국채수익률 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개장 전후로 급등했던 국채수익률이 안정되면서 기술주가 상승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한 때 4.215%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24일의 4.231%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0월이 침체장 바닥 부근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채수익률 상승이 현재의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알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2%를 넘어서자 국채 매수세가 유입되며 4.2% 아래인 4.181%에서 마감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11일 4.166%에 비해 오른 것이다. 아울러 오후 3시 마감 후에는 국채수익률이 다시 올라가며 4.2%를 살짝 웃돌았다.

30년물 국채수익률도 이날 4.280%로 거래를 마쳐 지난 11일의 4.271%보다 상승했다.

특히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연방기금 금리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알려진 2년물 국채수익률은 4.963%로 지난 11일 4.893%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4거래일 동안 0.207%포인트 뛰어 올랐다.

이는 여전히 국채수익률이 불안정한 상태로 기술주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켓워치는 이날 국채수익률이 오른데 대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 반전할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비 3.2% 올라 예상치였던 3.3%를 밑돌았지만 전월(6월) 3%보다 상승률이 커졌다. 지난 7월 생산자 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예상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은 올 상반기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며 증시를 끌어올렸지만 지난 7월 이후 유가가 반등하자 다시 꿈틀거리며 증시에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AAA(전미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4일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51달러로 전날 3.848달러, 1주일 전 3.829달러, 한달 전 3.566달러에 비해 오름세를 계속하고 있다.

약 1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마켓워치에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시장은 다시 인플레이션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있디는 우려가 나오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최근 견조한 경제지표가 이어진 것도 국채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경기 호조세가 증시 상승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역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를 유발할 수 있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낮추면서 국채수익률이 반등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우스는 이날 내년 2분기가 되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전년비 3% 밑으로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없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함에 따라 금리를 정상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하락하지 않거나 하락해도 경제 성장세가 탄탄하고 고용시장 수급이 빠듯하며 추가적인 금융 조건의 완화로 금리 인하가 불필요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여기에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올 상반기 부채한도 증액 협상 때문에 미뤄졌던 미국 국채 발행이 한꺼번에 몰린 것도 국채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

415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렌메드의 전략가인 제이슨 프라이드와 마이클 레이놀즈는 보고서에서 실시간 인플레이션 예측 도구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에너지 비용 상승 때문에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S&P500지수가 올해 1~2분기에 급등했고 지난 한 달 동안은 횡보한 상황에서 "현재 시장 수준과 밸류에이션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걸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비해 주가가 너무 높다는 의미다.

한편, 15일에는 개장 전에 홈 디포가 실적을 발표하고 지난 7월 소매판매가 공개된다.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4% 늘며 호조세를 보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6월의 전월비 증가율 0.2%을 웃도는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내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지난 7월 CPI와 PPI에 대한 입장과 향후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8월에 수익률이 부진한 경향이 있으며 지금도 이 추세를 따르고 있다. 증시가 힘을 못 쓰는 가운데 8월 증시의 마지막 승부처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24~26일 사이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다.

이 두 가지 이벤트가 8월의 우울한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아니면 더 암울하게 만들지 주목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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