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감당 힘들어”… 채무조정 신청 상반기에만 9만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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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던 30대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은행 대출과 카드사, 통신사(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대출을 끌어다 썼다.
그러다 빚을 갚지 못하고 결국 지난달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 신청을 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채무조정 신청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9만1981명에 달했다.
고금리에 대출 부담이 늘면서 채무조정 신청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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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대출 부담 늘며 폭증
평균 변제기간 100개월 넘어서
성실 상환자 소액 대출도 급증
연체율 함께 상승… 10.5% 달해
실질소득 감소·경기 악화 방증
“고군분투 차주 위한 대책 필요”
채무조정 기간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성실 상환자들을 대상으로 200만~300만원을 빌려주는 소액대출도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소액대출 신청자는 2018년 2만1690명에서 지난해 4만4671명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올해도 6월 말 기준 2만3264명이 신청해 지난해 신청 규모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소액대출에 대한 연체율도 늘고 있다. 2018년 연체자는 2202명으로 6.7%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998명이 연체해 연체율 10.5%를 기록했다.
올해 신용회복이 확정된 이들은 주로 복수 계좌를 통해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회복 확정자들의 58.1%가 4~9개 계좌로 대출을 받았으며 18.7%는 2~3개 계좌에서 대출을 받았다. 10개 이상 계좌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도 16.8%에 달했다. 1개 계좌를 통해 대출을 받은 경우는 6.4%에 불과했다. 대출 기관은 신용카드사(39.2%)가 가장 많았고 대부업체(26.8%), 시중은행(13.1%), 저축은행(12.3%) 순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신용회복 성실상환자마저 소액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연체율이 3배 이상 치솟은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용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서민, 자영업자들을 위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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