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 와중에 땅투기라니...산불 난 하와이 주민들에 걸려온 전화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8. 1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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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만에 최악의 산불이 난 하와이 한 마을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100여년만의 최악의 산불이 난 하와이 마우이섬에 강도가 기승을 부리는 한편, 땅 투기꾼들도 기웃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언론 인사이더 등은 마우이 주민들이 최근 산불 피해 지역에서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는 총으로 위협당하며 약탈과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경비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는 야간에 총을 든 강도가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ABC방송의 계열사인 하와이 KITV 방송에 따르면 마우이 주민들은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음식과 옷 같은 보급품을 여기저기서 도둑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물과 음식, 가정용품과 의류를 기부하기 위해 마우이에 오자마자 강도를 당했다는 사람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100여년만에 최악의 산불이 난 하와이 한 마을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근 하와이에 는 것은 강도만이 아니다. 현재 잿더미가 된 땅을 사들여 리조트 등으로 개발해 큰돈을 벌려는 부동산 땅 투기꾼들의 움직임도 부쩍 활발해졌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하고 있다.

NBC뉴스는 산불 피해지역 생존 주민들에게 하와이의 땅이나 집 등을 사겠다는 부동산 업자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하이나 주민인 티아레 로런스는 MSNBC에 “(그들의 전화는) 완전히 역겹다”라며 “라하이나는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우이 주민들은 화재 복구 이후 이곳에 계속 살 수 있을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라하이나 지역은 옛 하와이 왕국의 수도로서 유명한 관광지였다.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이전부터 개발 압력에 시달려 왔는데, 이번 대형 화재로 주거지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한 상황에서 외지의 대규모 개발 세력이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곳 주민들은 NYT에 “라하이나 지역이 복구 이후 대기업이 소유한 고가 브랜드로 가득 찬 와이키키 해변처럼 바뀌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일 마우이섬 중부 쿨라 지역에서 산불이 첫 신고된 이후 라하이나 등에서 추가 산불이 발생하면서 14일 현재 화재 사망자수는 96명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의 희생자 규모로도 이번 산불은 미국에서 105년 만에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2018년 85명의 사망자를 낸 캘리포니아주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 산불의 기록을 넘어섰으며, 1918년 453명이 숨진 미네소타주 북부 칼턴 카운티 등의 산불 이래 최대 인명피해를 냈다.

하와이로 국한하면 1960년 61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참사 이래 63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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