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려운 이웃 위해' 집수리 봉사로 21년째 참사랑 실천

정종만 기자 2023. 8. 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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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 '참사랑봉사단' 김용락 회장과 회원 50여명
21년간 일회성 아닌 정기적으로 추진
정부 보조금 없이 회원들 회비로 운영
회원들의 재능으로 한 노력봉사가 주
봉사의 손길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가
지역 소외계층에 '참사랑'의 씨앗 뿌려
아름다운 선행,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응원 받아
계룡 참사랑봉사단 봉사활동 장면 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21년째 묵묵히 집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는 봉사단체가 있어 화제다.

계룡 참사랑봉사단(회장 김용락)은 21년 동안 정부의 보조금 없이 회원들의 회비와 점심나누기 바자회를 통해 모금한 수익금, 그리고 적은 후원금만으로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순수 봉사단체다.

2002년 창단한 이후 장애인가족,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한부모가정 등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40여 회에 걸쳐 조립식 건물 신축과 집수리 등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어려운 여건과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지난 21년간 꾸준한 활동과 회원들의 재능을 기반으로 한 노력봉사가 지역사회에서 나눔문화와 재능기부 확산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단체는 집수리가 필요한 가정을 방문해 집만 수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집을 수리하면서 알게 된 딱한 사연을 듣고 생필품도 전달하고, 마당에 꽃밭도 만들어 주고, 교복도 사주고, 심지어 직장도 구해준다.

계룡 참사랑봉사단 봉사활동 장면 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또 공사가 완료되면 많은 회원들이 함께 가정을 방문해 케이크와 샴페인으로 입주 축하식을 열고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응원해 준다.

창단 초기에는 이웃의 딱한 사정을 듣고 도와주고 싶은데 도 공사비가 없어 볼펜을 팔러 돌아다니며 그 수익금으로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참사랑봉사단은 김용락 회장을 비롯해 개인 회원 5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월 회비 1만 원이 봉사단 수익의 전부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재원이 부족했던 참사랑봉사단은 집수리 비용 마련을 위해 매년 점심나누기 행사를 개최한다.

계룡 참사랑봉사단 점심나누기 행사 장면 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행사의 수익금으로 집수리에 필요한 자재를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회원들이 무료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거주하는 이웃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봉사를 진행하려니 단원들의 많은 손은 필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회원들의 손놀림과 봉사에 대한 애정은 진심이고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봉사단 회원 중에는 대를 이어 봉사를 하는 회원도 있다. 회원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계룡에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순수하고 즐겁게 활동하는 봉사단체가 있다"면서 "그분들과 함께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봉사하라"고 회원가입을 권유했다.

참사랑봉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봉사활동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의 보조금 없이 순수한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며 △회원들의 재능을 기반으로 한 노력봉사가 주가 되고 △집수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사후관리 서비스 제공, 환경정화활동 전개, 행복장학금 지급, 지역 어르신초청 식사대접 등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에 재능기부 등을 통한 '참사랑'의 씨앗을 뿌려왔다는 것이다.

계룡 참사랑봉사단 봉사활동 장면 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봉사단은 2005년 두마면 입암리에 장애인 부부 가정의 집을 지어줬다. 이들은 6평짜리 작은 컨테이너에서 아이들을 포함한 일가족 5명이 신발을 신고 함께 살아갈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회원들이 힘을 모아 컨테이너를 철거하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다. 그 후 아이들이 자주 찾아와 고맙다고 말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다고 이야기한다.

봉사단은 집을 지어준 것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가정 형편을 감안, 사후 관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쌀과 생필품을 전달했고 3년 후에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에게 교복을 선물하기도 했다.

2019년 8월에는 엄사면에 폐허처럼 변해버린 가옥이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회원들과 협의해 집을 수리해 주기로 했다.

지붕을 포함해 창호 교체, 보일러 설치, 화장실 신축, 도배, 장판은 물론 집 주위 환경개선까지 마치는데 한 달 정도 소요됐다.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큰 공사였지만 일부 자재는 협찬을 받고 많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 엄사면 도곡리에는 직업도 없는 30대 장애인이 다 쓰러져 가는 낡은 움막 같은 곳에서 텐트를 치고 끼니를 굶어가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었다.

딱한 사정을 듣고 한 달 반 동안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온 동네를 수소문해 직장까지 구해 줬다. 이에 마을 주민들이 감사하다며 입주식 잔치를 베풀어 줘 감동 받은 일도 있다.

이처럼 참사랑봉사단은 집수리뿐만 아니라 어려운 가정사까지도 세심하게 살펴 사회에 정착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집 주인이 새 집을 보며 연신 감사하다고 말해줄 때 가슴이 벅차오르고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봉사단의 집수리 활동은 코로나19 기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이웃을 보면서 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는 것이 회원들의 일관된 생각이다. 그래서 코로나19 기간에도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21년간 40여 차례의 신축과 집수리를 추진한 참사랑봉사단의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계룡시 관내 도로 보수공사와 배수로 청소를 진행하는 등 지역에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계룡 참사랑봉사단이 봄맞이 대청소를 전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회원들의 뜻과 정성을 조금씩 모아 계룡시 미래의 주역이 될 초중고 학생들에게 행복장학금도 전달하는 등 어디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살피는 아름다운 선행에 지역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다.

"세상에 이런 봉사단체는 없다", 계룡시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집수리를 받은 한부모가정 어머니 A 씨(60세)는 "방과 거실에 쓰레기와 각종 물건들로 가득해 혼자서는 엄두조차 못 한 일이었는데 참사랑봉사단이 집에 찾아와 집안 정리부터 실내등 교체, 커튼 교체, 붙박이장 설치, 청소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또 "중학생인 딸의 방은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한다며 조명을 더 밝게 해주고, 침대커버 등 이불세트를 새로 구입해 교체해 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주는 모습이 마치 천사와도 같았다"며 "너무 감사해 평생 은인으로 생각하며 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덧붙여 "봉사자분들이 집수리를 완료하고 케이크와 샴페인을 준비해 오셔서 입주 축하식까지 해주며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기를 응원해 주셨다"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한 계룡시가족센터 우정민 센터장은 "같이 일하는 동안 참사랑봉사단 회원분들은 쉬지도 않으시고 내 일처럼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시는 모습을 봤다"며 "서로 격려하고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참사랑봉사단은 블라인드 봉사단 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역사회에 나타내지 않고 봉사하시는 참 봉사단"이라고 덧붙였다.

계룡시 임정숙 두마면장은 "참사랑봉사단 창단때부터 지금까지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외면하지 않고 내 가족처럼 20여 년 간 한결같이 잘 돌봐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잘 살펴주시고 집수리는 물론 실직적인 주거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여건 마련에 앞장서 주신다"며 "그동안 '선한 일을 할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식으로 활동을 하시면서 공적을 외부에 알리는 것도 꺼려 왔다"고 전했다.

더불어 "참사랑봉사단은 지역의 저소득층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은 분들"이라며 "계룡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단체"라고 강조했다.

계룡 참사랑봉사단 로고 자료사진=참사랑봉사단 제공


참사랑봉사단 김용락 회장

- IMF 외환위기에 부도, 지인 따라 봉사활동 시작
-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숭고한 희생에 항상 감사"

참사랑봉사단 김용락 회장

건설업을 운영하던 김용락 회장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부도를 맞았다. 당시 나이 30대 초반이었다. 부도 후 몸과 마음이 지치고 쇠약해져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마음속 깊이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지인을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소위 잘나가던 시절에는 보이지 않았던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을 보게 돼 뜻있는 사람들을 모아 봉사단체를 만들고 집수리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김용락 회장은 "주변에 장애인가족과,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이웃이 많다"며 "우리 회원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참사랑봉사단이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시간을 조금씩 투자하고 가진 기술을 기부하는 것이 집수리다"라고 말한다.

이어 "봉사란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돈이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며 "봉사자의 솔직하고 진실 된 마음이 핵심이다"고 강조한다.

또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순수한 회원들의 회비로 철거부터 수리, 도배 및 장판교체와 정리까지 회원들의 노력봉사로 집수리가 이뤄지는 만큼 회원들의 긍지와 자부심이 대단하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숭고한 희생 없이는 지금까지 이어올 수 없었다. 묵묵히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시고 지속적인 성원을 보내주시는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아직도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많아 사연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도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더 많은 이웃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며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에 밝은 등불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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