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소녀상, 잊으셨습니까'… 기림의 날·광복절에도 '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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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이 잊혀져 가고 있다.
위안부 기림의 날과 함께 광복절에도 소녀상 주변은 적막함만 감돌았다.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과 광복절 78주년을 맞은 15일에 찾은 대전 보라매공원 평화의 소녀상, 시민들의 발걸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먼지와 함께 지저분한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는 소녀상을 보면서, 위안부 기림의 날이나 광복절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안타까움을 밀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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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나들이 차량 붐비는 반면, 꽃다발·사람 없어 한적
구·학교 차원 관리 부재, 시민들도 무관심
평화의 소녀상이 잊혀져 가고 있다. 위안부 기림의 날과 함께 광복절에도 소녀상 주변은 적막함만 감돌았다.
위안부 기림의 날인 14일과 광복절 78주년을 맞은 15일에 찾은 대전 보라매공원 평화의 소녀상, 시민들의 발걸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충분히 기억할 수 있는 날임에도, 흔한 꽃 한송이 받지 못한 소녀상은 더욱 쓸쓸해 보였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도 그저 무심하게 지나칠 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공식 행사 등에서 꽃과 옷가지로 알록달록했던 소녀상에서는 외로움이 드러나 보였다.
반면 공원 바로 옆 도로엔 연휴 어디론가 떠나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비면서 한적한 소녀상의 모습과 상반됐다.
공원 옆을 지나가던 시민 안모(33) 씨는 소녀상의 존재에 대해 "공원 입구에 있으니까 눈에 띄지만, 기념일에 맞춰 찾아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행사 제외하곤 꽃다발이 놓인 모습도 본 적 없다"고 혀를 찼다.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보였다. 동상 옆 좌석 밑에 새겨진 건립 추진 위원회 기념비 위엔 먼지가 가득했다. 먼지와 함께 지저분한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는 소녀상을 보면서, 위안부 기림의 날이나 광복절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안타까움을 밀려 왔다.
이곳의 평화소녀상은 서구청의 공공조형물로 등록돼 있으며, 설립 주체인 시민 건립 추진 위원회와 자치구에 관리 책임이 있다.
해당 소녀상 건립 추진 위원회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선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외관 관리도 함께 진행했다.
그러나 시나 구 차원의 관리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조형물로 지정될 경우 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정기 점검을 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서구청은 별도의 점검은 나서지 않고 있으며, 건립 위원회에 관리 책임을 맡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청 관계자는 "공공조형물이지만, 설립 주체인 위원회가 세밀한 점검과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공원과의 가까운 거리를 활용해 외관의 상태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대학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몇몇 꽃다발이 눈에 띠었지만, 이곳을 찾는 학생이나 시민들의 모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당초 충남대 학생들이 뜻을 모은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학교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설치를 강행한 만큼, '기습 설치' 논란 등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남대 재학생 민모(23) 씨는 "기습 설치 논란 이후 위안부 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제외하곤 거의 들여다보지 않는 분위기"라며 "인근 아파트 시민들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학교 측과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서 학교 차원의 관리와 정밀한 상태 점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대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건립한 조형물이기 때문에 학교에선 관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위안부 기림의 날, 그리고 광복절.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피해자 위안부를 기리는 법정기념일과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 그러나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기억에서 벗어난 오래된 이야기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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