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에게 ‘선택할 자유’ 대입 선물로 준 아버지 윤기중 교수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별세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해 공식석상에서도 자주 언급해 왔다. 경제학자였던 윤 명예교수와의 대화, 추천 도서 등이 윤 대통령의 사고를 형성하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유년 시절 경제학자가 되려 했으나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는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도 윤 교수가 대학 입학 선물로 준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이 책을 두고 “2006년 중수부 연구관을 할 때까지 매일 갖고 다녔을 정도”라고 했다.
윤 교수는 생전에 윤 대통령에 대해 “우리 아이, 어려서부터 옳지 않은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정치참여 선언 직전 출간된 <윤석열을 부르는 대한민국> 저자와 인터뷰하면서 윤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집권 당시 대학에 다니면서 모의재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것을 언급하면서 “현직 대통령한테 5.17, 5.18 책임을 물어야 하니까 다들 기피해서 검사를 맡을 학생이 없었다”며 “대통령 아니라 대통령 할아비라도 잘못한 짓이 없으면 무서울 것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취임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자주 부친과의 일화나 부친의 공적 역할 등을 언급해왔다. 지난 2월 연세대 졸업식 축사에서는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며 “아름다운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학 졸업 후에 부친이 재직한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 주로 사법시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베트남 방문시 국빈만찬에서는 윤 교수가 1990년대 한·베트남 인적교류를 노력했다고 언급하고 “부친을 포함해 양국 각계각층의 소중한 노력이 모여 양국 우정과 파트너십이 동아시아 귀감이 될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한 달만인 지난 2021년 4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 투표에 윤 교수와 함께 공식석상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 했다. 대통령 취임 뒤인 지난해 7월 12일에는 윤 교수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집무실 등 업무공간을 소개하고 만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직후 윤 교수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해 가족들과 임종을 지켰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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