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4세대 걸그룹 상승세 `무섭다`
최근 새만큼 잼버리 케이팝 콘서트가 이슈였다. 잼버리가 준비 부실로 혹평 받는 가운데 태풍까지 상륙해 대회장 운영이 조기 중단되고 말았다. 세계에서 모인 스카우트 대원들의 실망한 마음을 돌리기 위해 케이팝 콘서트가 긴급히 준비됐다. 여기에 케이팝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큰 관심을 받은 것이다.
많은 참여 가수들 중에서 뉴진스에 대한 보도가 잇따랐다. 그리고 아이브가 막판에 참여를 결정해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두 팀은 데뷔하고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지난 신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타들이 참여하는 대형 페스티벌에서 간판 역할을 했다. 이 정도로 요즘 신인 걸그룹들의 위상이 크다.
이 신인 그룹들을 4세대라고 한다. 4세대 걸그룹 뉴진스는 최근 미니 2집 'Get Up'을 발매해 미국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3일엔 미국의 대형 음악페스티벌인 '롤라팔루자'의 무대에 섰다. 무려 7만여 명의 관중이 몰렸고, 현지에서 해당 시간대 관중으론 최대 규모라는 말까지 나왔다. 데뷔한 지 1년 된 신인에게 미국 대형 페스티벌의 중압감은 매우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뉴진스는 45분에 걸쳐 안정된 라이브 실력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놀라운 건 대규모 떼창이 터졌다는 점이다. 알려진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3세대 그룹이 아닌 4세대 신인인데도 벌써 미국에서 떼창이 나온 것이다. 미국은 대중문화의 중심지로서 파급력이 크다. 미국 페스티벌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자 뉴진스의 위상이 급상승했다. 일본에서 뉴진스를 바라보는 시각도 현저히 달라지는 분위기다.
2020년에 데뷔한 에스파는 얼마 전 SM엔터테인먼트가 내홍을 겪으며 공백기가 있었지만, '스파이시'를 히트시키면서 위상을 더 굳건하게 다졌다.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최초로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수상했고, 한국 여자 가수 최초로 초동기간 내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미국 포브스에서 발표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되기도 했고, 최근엔 일본 도쿄돔 공연을 성공시키며 해외 가수 사상 최단기간 도쿄돔 입성 기록도 세웠다. 도쿄돔에 입성했다는 건 A급 팝스타 수준이라는 뜻이다. 도쿄돔 공연 이후 미국으로 가 '아웃사이드 랜즈 뮤직 &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도 섰다. 이 페스티벌은 미국의 대표적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 중의 하나인데 에스파가 '넥스트 레벨'을 부르자 떼창이 터졌다고 한다.
아이브의 활동도 눈부시다. 2022년에 멜론 뮤직 어워드, 마마 어워즈,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모두 신인상과 올해의 노래 부문 대상을 석권했다. 이로써 한 해에 3개의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수상한 최초의 가수가 되었다. 올해엔 골든디스크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 수상한 최초의 가수가 되었다. 이밖에 데뷔 후 7일 만에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며 역대 걸그룹 최단 기간 1위 기록을 세웠고, 데뷔곡으로 음악방송 13관왕을 차지해 걸그룹 데뷔곡 음악방송 최다 1위 기록도 세웠다. '뮤직뱅크' 등 우리 음악방송이 해외 특집을 했을 때 현지에서 아이브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나왔고, 이번 잼버리 콘서트에서도 해외 참가자들이 아이브 노래에 호응했다.
또 다른 4세대 걸그룹 르세라핌은 국내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정규 1집 '언포기븐'이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올해 해당 차트에서 해외 여성 아티스트가 1위를 차지한 건 르세라핌이 처음이라고 한다. 8월부터 나고야, 도쿄, 오사카, 자카르타, 방콕 등의 아시아 투어도 이어진다.
과거에 국제스타로 도약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요즘 4세대 걸그룹은 데뷔 후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벌써부터 팝스타급 인기다. 케이팝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공고해졌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히트했다고 하면 해외에서 믿고 찾으니까 국제스타로 도약하는 시간이 짧아졌을 것이다. 마치 미국에서 히트하면 자동적으로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것 같은 구조가 한국 가요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걸그룹들이 케이팝의 국제적 인지도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선배들의 성과로 4세대 걸그룹의 해외진출이 빨라졌고, 4세대 걸그룹의 활동으로 인해 케이팝의 인지도가 더 올라가는 것이다. 이들이 3집, 4집을 낼 때쯤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케이팝의 맹렬한 성장이 다이나믹 코리아를 더욱 다이나믹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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