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석 앞까지 와서 파이팅? '새로운 캡틴' 손흥민의 아이디어→'부주장' 메디슨이 밝힌 비하인드
[포포투=오종헌]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의 새로운 주장이 된 뒤 팬들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달고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주장을 맡았던 위고 요리스는 토트넘과 결별이 확정됐고, 부주장인 해리 케인 역시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공석이 된 주장은 손흥민에게 돌아갔다.
이와 관련해 토트넘은 지난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위고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다가오고 있고,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적합한 선수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선수라서가 아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주장 데뷔전' 결과는 좋지 못했다. 토트넘은 브렌트포드를 상대로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신입생이자 부주장이 된 메디슨의 프리킥을 또 다른 부주장 로메로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전반 23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동점골을 내줬고, 전반 36분 역전골까지 헌납했다.
다행히 전반전이 종료되기 전 다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전반 추가시간 4분 메디슨이 돌파하는 과정에서 공이 옆으로 흘렀다. 이를을 에메르송 로얄이 그대로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후반에도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추가 득점 없이 비겼다.
결과 자체는 아쉬웠다. 손흥민 역시 후반 30분 교체 아웃되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결과와 별개로 화제된 것이 있다. 브렌트포드와의 경기 킥오프 전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진영 중앙 부분에서 둥글게 모여 파이팅을 외친다. 이를 허들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위치가 달랐다.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은 토트넘 원정 팬들이 자리하고 있는 구역까지 가서 다 같이 허들을 했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브렌트포드 홈 팬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본 미디어는 색다른 허들에 관심을 보냈다.
그 이유가 밝혀졌다. '부주장' 메디슨은 1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는 "어젯밤 손흥민이 나에게 연락을 했다. 그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팬들이 선수들과 함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원정석 근처로 가서 허들을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디슨은 "손흥민은 원정석 쪽에서 팀 대화를 하고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확실히 우리의 행동에 대한 팬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를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그들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함께한다"고 말했다.
'캡틴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은 개막전 무승부를 뒤로 하고 다시 첫 승 도전에 나선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시즌 첫 번째 홈 경기를 갖는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