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내놓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민낯보다 화장발 세우는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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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주요 금융지주가 자사 홈페이지에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지만 통일된 작성 기준이 없어 금융사별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실제 ESG 활동을 얼마나 잘했는지 보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라며 "급하게 만들어진 탓에 평가 기준이 600개가 넘어가고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 기준으로 공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시라는 것은 일목요연한 표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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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지표는 감추고 포장 급급
2025년부터 순차적 의무화 방침
이달 초 주요 금융지주가 자사 홈페이지에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지만 통일된 작성 기준이 없어 금융사별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마다 집계 방식이 다른데다가 수치 오류도 더러 발견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행 자율 공시 형태로 작성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오는 2025년부터 기업 자산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의무화될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주요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완료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지난 1년 동안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에서 노력과 성과를 측정해 내·외부 관계자에게 설명하는 보고서다. 자율 공시인데 JB금융을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가 십수 년째 이를 발간해오고 있다. JB금융지주 역시 지난 2018년부터 전년도인 2022년까지 이를 발행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정량 평가가 가능한 이직률 수치와 관련 집계 기준이 저마다 달랐다. 전체 근로자 수를 분모로 삼는 지주가 있는가 하면 어떤 지주는 이 가운데 계약직을 제외한 임직원 수를 분모로 삼기도 했다.
또 불리한 지표의 경우 숫자가 작아 보이도록 '꼼수'도 있었다. 연령별·직급별 이직률을 해당 조건에 맞는 인원이 아니라 전체 인원을 분모로 잡아 산출했다. 해당 조건에 맞는 인원 가운데 이직하는 비율로 이직률을 산출하는 일반적인 셈법과 다르다. 예를 들어 총임 직원이 100명, 과장급 직원이 30명인 회사에서 과장 3명이 이직한 경우를 가정하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집계하면 과장급 이직률이 10%가 되는데 이 방식대로라면 3%로 대폭 쪼그라든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세세한 집계 기준을 명시해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숫자를 위한 숫자'일 뿐 실제 지표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공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표준이 없다"며 "말 그대로 가장 '예쁜 숫자'를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해 통일성을 갖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실제 ESG 활동을 얼마나 잘했는지 보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라며 "급하게 만들어진 탓에 평가 기준이 600개가 넘어가고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 기준으로 공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시라는 것은 일목요연한 표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도 올 하반기 ESG 공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고 2025년부터 일정 자산 규모 이상 기업에 대해 단계별로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속가능경영 공시 단계별 의무화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의무 공시를 시작하고, 이어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의무화 대상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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