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앞두고 서한 보낸 李… 당 동요 막고 비명계 압박 포석

임재섭 2023. 8. 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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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서한을 당원들에게 보냈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 FC 사건과 대장동 사건으로 소환될 당시에는 서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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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원들에게 특별 서한
대장동때와 달리 적극적 입장
"날 제물로 尹정권 무능 감추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는 모습.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엇갈려 이 대표 앞을 지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서한을 당원들에게 보냈다.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성남 FC 사건과 대장동 사건으로 소환될 당시와는 사뭇 다른 대응이다. 당원을 안심시켜 내부 동요를 막는 동시에 체포동의안 제출 시 비명계를 압박하는 효과까지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15일 서한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나라가 퇴행하고 국민이 고통받는 것 같아 언제나 죄송한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정권의 무능을 감추고 민심이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것"이라며 "현 정부 감사원조차 아무런 문제도 찾지 못했지만, 나중에 무죄가 나던 말던 구속영장 청구 쇼에 '묻지마 기소'를 강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용도변경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용도 변경의 혜택은 국가(식품연구원)가 본 것으로 △성남시는 용도변경 이익의 상당 부분인 1000억원대를 환했다며 "검찰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조작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4번째 검찰 소환조사에 응하기로 결정할 때에도 강선우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한 정권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면서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 FC 사건과 대장동 사건으로 소환될 당시에는 서한은 없었다. 오히려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고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발언이 재판에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번엔 서한에 검찰진술서 요약본까지 첨부했다. 대선 과정을 통해 많이 알려진 대장동·성남 FC 사건과 달리, 백현동·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백을 강조함으로써 당원들의 내부 동요를 막고, 밖으로는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 이 대표는 "(검찰)진술서를 첨부했으니 당원 동지들께서 진실을, 무능한 정치검찰의 무도함을 널리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8월 국회 개회 이후 체포동의안이 제출 시에 대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왔을 때 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명계 대한 나름 압박 효과를 기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여론전은 제대로 안 먹힌 것으로 봐야 한다. 어쨌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를 물어보면 정당한 수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여론에 이야기하면 더 이상 안 먹힐 테니, 당원이라고 하는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진영대 진영으로 싸워보자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여기까지 와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 방탄 전문 정당이라는 비판만 뒤집어쓰고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게 되고, 가결되면 '정당한 수사에 대해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한 민주당의 말이 성립되는 것"이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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