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 치료에 한 달.. 실화?" 의사 없어 서귀포시민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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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결석 치료받을 때까지 한 달이나 걸리는 게 맞습니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서귀포시에 살면서 어디가 아프면 치료도 제대로 못 받아야 하나요."
고 씨는 "서귀포의료원이 서귀포시에서 제일 큰 병원인데 의사가 없다는 게 답답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제주대병원으로 바로 예약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서귀포시 유일 대형병원인 서귀포의료원에 의사가 없어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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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달말 제주대병원서 수술 결정
"의사 없어 치료도 제대로 못해 답답"
공공병원 등 의료진 부족, 이탈 심각해
“요로결석 치료받을 때까지 한 달이나 걸리는 게 맞습니까.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서귀포시에 살면서 어디가 아프면 치료도 제대로 못 받아야 하나요.”
여기 요로결석 치료를 위해 고통을 참아가며 병원 ‘원정’을 다닌 환자가 있습니다. 원정 치료의 시작은 이달 초순부터 시작됐습니다.
■ 치료해줄 의사가 없다
지난 6일 늦은 밤. 서귀포시에 사는 고 모 씨(62) 복부에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통증이 들이닥쳤습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했습니다.
곧장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에 내원한 고 씨. 요로결석이었습니다. 진통제를 맞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서귀포의료원엔 비뇨의학과 의사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고 씨는 고통 속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이튿날 아침 서귀포의료원 의료진 권유대로 개인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개인병원 의사도 여기선 치료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 시간도, 돈도 ‘줄줄 샌다’
결국 고 씨는 그나마 빠르게 예약이 가능한 제주시 한 종합병원에서 내시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전신마취에서 깨어난 뒤 고 씨. 의사로부터 요석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현재 장비로는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어쩌란 말인가’. 고 씨는 분통이 터졌습니다.
일주일정도가 흘렀는데 이 병원, 저 병원을 며칠 동안 오가며 지출한 돈만 수십만 원. 결국 고 씨는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이달 말 다시 수술대에 오릅니다.
고 씨는 “서귀포의료원이 서귀포시에서 제일 큰 병원인데 의사가 없다는 게 답답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제주대병원으로 바로 예약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연인원 수천명 내원하는데 ‘의료 공백’
수술 전까지 고 씨는 진통제로 고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처럼 서귀포시 유일 대형병원인 서귀포의료원에 의사가 없어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귀포의료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뇨의학과에 내원한 연인원은 4,100여 명입니다. 최근 비뇨의학과 의사가 퇴사하면서 전문의가 공석인 상탭니다.
또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없어진 지 햇수로만 3년째입니다.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내원 연인원은 2021년 1~10월에만 3,700여 명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환자가 서귀포의료원을 찾았지만 의료진 부족이나 진료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는 등의 이유로 고 씨처럼 도내 병원 ‘원정’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 의료진 부족, 이탈 심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건 서귀포의료원 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의료원 역시 수시로 의료진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이탈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대한간호협회의 ‘2021 간호통계연보’만 봐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수는 2.4명에서 4.4명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는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가 1.0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제주는 최근 10년간 간호인력이 가장 늘지 않은 지역으로 꼽힙니다.
민관협력의원으로 주목 받은 서귀포시 365 민관협력의원 역시 지원한 의사가 없어 네 번에 걸쳐 공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도내에서 의료지연, 공백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급여, 환경이 열악해 의료진들이 일하기를 꺼린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입니다. 이는 예산이 정해져 있는 공공의료원에선 더 심각한 상황.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서귀포의료원은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주자치도와 긴밀히 협력해 의료서비스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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