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분기 GDP '서프라이즈'…올해 韓 성장률 추월할듯

엔저로 수출 호조·방일 관광객 급증 등 영향
2분기째 韓성장률 웃돌아…올해 25년만에 추월 가능성
中경제는 갈수록 '우울'…7월 소비·제조 둔화세 뚜렷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웅크렸던 일본 경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의 두 배에 가까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2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분기대비 1.5% 증가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0.8%)를 크게 웃돈 것은 물론 3분기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연율로는 6%에 달해 시장 전망치(3.1%)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엔저에 힘입은 수출 호조세 및 해외 관광객의 대규모 일본 방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는 장중 145.6엔까지 치솟아 작년 11월 이후 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GDP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전분기대비 0.5% 감소하는 등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출과 내수가 모두 둔화한 중국은 물론 미국(연율 2.4%), 유로존(1.1%)의 2분기 GDP 증가율과 비교해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전분기대비 0.6%)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한다. 일본은 1분기에도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연간 성장률이 25년 만에 한국을 역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로 일본(1.4%)보다 0.3%포인트 낮다. 2분기 GDP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일본이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틸리안트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수출 주도 성장 모멘텀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전년 동월대비 2.5%)와 산업생산(3.7%)은 시장 기대(각 4.5%, 4.4%)를 크게 밑돌며 뚜렷한 둔화세를 보였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까지 불거져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깜짝’ 인하하며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방성훈 (b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