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유’ 27회 외쳐… “카르텔·규제 혁파” 국정철학도 역설

이현미 2023. 8.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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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방불케 한 尹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金여사·애국지사들과 함께 입장
독립유공자 후손 포상 직접 수여
“韓·美·日 자유민주주의 진영 연대”
건설 안전·교권 등 현안도 언급
與野 지도부 등 2000여명 참석
연설 도중 18차례 박수 쏟아져

15일 광복절 경축식은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끊임없는 여정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되새기며 강조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이화학당의 후신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선열의 독립운동이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였음을 강조하며 외교안보, 경제, 사회문화, 개혁과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철학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이화여대 대강당에 미리 도착해 오성규·김영관 애국지사를 직접 맞이한 뒤 함께 입장했다. 이어 광복의 감격을 담은 독립운동가 고 이희승의 시 ‘영광뿐이다’를 배우 유동근이 낭독한 뒤 태극기와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는 주제영상이 상영됐다. 독립군가를 배경으로 자유의 여정을 표현한 경축 공연 및 대합창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중국 남경에서 국권 회복에 헌신한 고 김현수 선생의 후손 김용수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정부 포상을 직접 수여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경축사에서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정체성, 국가 계속성의 요체요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를 27회 언급하며 대한민국 건국 정신의 뿌리에 ‘자유’가 있고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경축사에선 ‘국민’(9번), ‘자유민주주의’(7번), ‘공산 전체주의’(6번) 등보다 자유가 월등히 많이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의 불법을 근절해 공정과 법치를 확립하고, 특히 부실공사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 카르텔은 철저히 혁파해야 한다”, “투자의 걸림돌인 킬러 규제는 빠른 속도로 제거하고 나눠먹기식 연구개발(R&D) 체계를 개편해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할 것”, “교권이 존중받고 교육현장이 정상화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할 것” 등 최근 이슈에 대해서도 재차 입장을 밝혔다.

한·미동맹 중요성과 일본과의 관계 개선 등 외교안보뿐 아니라 국가 전반에 대한 국정철학을 되새기며 취임사를 방불케 했다. 특히 선열의 독립운동을 자유를 갈망해온 여정에 비유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대표되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연대로 그 여정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여야 당대표들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이재문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 도중 총 18차례의 청중 박수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엄숙한 표정으로 대통령 경축사를 듣다 ‘한·미·일 3국 북핵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대목에선 박수를 쳤다. 앞서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선열들께서 피로 지켜낸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매진하겠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는 자주 국방력 강화와 자유·평등·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퇴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경축사를 듣는 동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짧게 악수를 나눴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바로 옆자리에 앉았지만 1시간 행사 동안 특별한 대화나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광복은 인간 존엄의 회복이며 각자도생으로 밀어넣는 사회는 인간 존엄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 각자도생으로 구성원을 밀어넣는 사회에선 결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생 경제 악화, 수해 대책 등에서 정부·여당의 미비한 대응을 연일 질타하던 민주당의 최근 공세 기조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현미·김병관·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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