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세력에 국익 훼손 당하는 일 없게”… ‘보수 가치’ 강조 [尹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김현우 2023. 8.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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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언급한 '공산전체주의 맹종세력'이라는 표현은 진보 시민단체와 노동계, 야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가치를 강조하며 진보를 위장한 반국가세력에게 국익이 훼손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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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공산전체주의 맹종세력’ 언급 왜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진보단체·노동계·야권 겨냥한 듯
野 “정부 비판 집단 싸잡아 매도
극우 유튜버의 독백” 깎아 내려
與 “허위선동으로 분열 부추겨”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언급한 ‘공산전체주의 맹종세력’이라는 표현은 진보 시민단체와 노동계, 야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가치를 강조하며 진보를 위장한 반국가세력에게 국익이 훼손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야권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라고 깎아내렸다. 정의당은 “분열과 선동으로 가득한 프로파간다의 장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자유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들은 아직도 허위선동과 공작으로 분열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재문 기자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맹종세력이라는 강한 정치적 표현을 썼다. 구체적으로 반국가세력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민주·인권·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한다고 발언한 점을 감안하면 진보 진영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계열 강성 노조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해 자유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 왔다.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6월 28일 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서도 “반국가 세력들은 핵 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하여 유엔안보리 제재를 풀어 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오른쪽부터)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민주당은 “광복절 경축사는 없었다. 극우 유튜버나 아스팔트 우파 같은 독백만 있었다”라며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채널에 심취해 유신독재시대를 사는 것은 아닌지 깊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은 도대체 어디에 있고, 민주·인권·진보로 위장해 패륜공작을 벌이는 공작세력은 누구인가”라며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 시민사회와 언론, 국민을 그렇게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정의당도 “21세기 매카시즘”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온 민족이 똘똘 뭉쳐 나라를 되찾은 날, 국민을 적과 아로 나누어 상대를 섬멸해야 한다는 섬뜩한 말을 대통령에게 듣는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과거의 아픔과 역사를 이용하는 세력, 선열의 피와 땀으로 지켜낸 자유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단호히 배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의무”라며 윤 대통령 발언에 힘을 실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과 확신’은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애국지사에게 박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오른쪽)가 15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김영관(앞줄 왼쪽부터)·오성규 애국지사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 지사는 일본에 거주하는 마지막 생존 애국지사로 지난 13일 영주 귀국했다. 김 지사는 현재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고문을 지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날 윤 대통령이 자유진영 연대를 강조한 것은 가치외교라는 윤 대통령의 외교관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한·미·일 3국 공조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적개발원조, 국제개발 협력,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지원에 재정을 투입하고 힘을 쏟는 것은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사흘 뒤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대서양, 유럽 지역의 안보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절 축사에서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 있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이현미·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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