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준한 “빌런, 미움 받는 재미…액션 더 욕심 난다”
“정우성 감독?…현장서 같이 호흡하는 느낌”
“액션 연기 이제 시작…다양한 액션 도전”
“작품 이해·소통 과정, 연기의 최고 재미”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빌런 역할은 미움을 받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미움을 받으면 작품 내 역할을 잘 수행했나보다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절 싫어하면 오히려 재밌어요.”
배우 김준한은 지난 1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보호자’에서 악역을 맡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15일 개봉한 영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한 뒤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길 바라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준한은 수혁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조직의 2인자 성준으로 분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성준은 수혁을 어떻게든 제거하고 싶어한다. 조직 내 입지가 행여나 흔들릴 우려에서다. 수혁과 대척점에 서며 사실상 영화의 갈등을 주도한다.
김준한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에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 최지훈을 맡은 바 있다. 연달아 맡은 악역이지만 캐릭터 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안나’의 최지훈은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무서운 사람이라면 성준은 능력이 없는 겁쟁이에요. 애써 얻어낸 위치를 잃을까봐 두려움에 떠는 인물이죠. 그런 면에서 같은 악역이어도 차별점이 있습니다.”
김준한이 이번 영화에 합류할 수 있었던 건 이번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정우성의 눈썰미 덕분이다. 정우성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김준한을 눈 여겨본 뒤 그에게 먼저 연락처를 물었다. 이후 김준한은 정우성의 소속사인 아티스트 컴퍼니로 옮겼고,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하게 됐다. 아직도 정우성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얼떨떨하다는 김준한. 그는 정우성와의 ‘아이디어 호흡’에 가장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감독님이랑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호흡이 좋았어요. 감독님이 계속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해봐’라고 하시면서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하나를 던지면 감독이 또 다른 아이디어 내주시는 게 바로 와닿았어요. 감독님도 배우여서 그런지 같이 호흡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보호자’는 김준한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동경해왔던 베테랑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인데다 처음으로 액션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계기로 액션의 재미에 눈을 떴다.
“그전엔 대사를 많이 하는 ‘구강 액션’을 많이 했다면 이번 작품은 액션의 시작점이라고 봐요. 좀 더 육체적인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어떤 액션이든 뭔가 몸을 많이 쓰는 움직임에 대한 욕구가 많이 생겼어요.”
영화는 ‘평범한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한다. 김준한에게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묻자 그는 ‘과분한 삶’을 살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과분한 삶을 살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가질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늘 감사한 맘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준한은 음악 밴드 출신이다. 2005년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로 데뷔했다가 배우로 전향한 케이스다. 2014년 ‘내비게이션’으로 데뷔한 뒤 영화 ‘박열’, ‘군함도’, ‘공조’, ‘나랏말싸미’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음악에서 연기로 전향한 배경엔 맘 속 한 켠에 자리잡은 연기에 대한 동경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어릴 때 비디오 가게에서 영화 비디오를 자주 빌려 보곤 했다. 맞벌이 부모 밑에서 외동 아들로 자랐던 그에게 영화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음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밴드 활동 당시 연극하던 룸메이트 형을 보며 연기에 대한 꿈이 다시 살아났다.
“룸메이트 형이 연극하는 걸 보는데 배우들이 하는 작업이 너무 흥미로워 보이고, 그게 음악보다 저랑 더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연기는 삶이나 사람 등 제가 항상 궁금해 했던 질문들을 다루더라고요.”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 거의 10년 째. 그는 여전히 연기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작품을 이해하는 과정과 이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매력 때문이다.
“연기가 너무 재밌어요. 작품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어요. 이 세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보지 못했을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니까요. 연기로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욕심도 있는 것 같아요. 배우는 영화라는 매체로 관객들과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
김준한은 연기할 때 작품의 이야기를 늘 우선순위에 둔다. 자신이 작품에서 돋보이기보단 이야기에 녹아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해보지 않은 장르나 역할이 너무 많아서 다 궁금해요. 사람들이 절 어떻게 바라봐줄지 항상 잘 모르겠지만, 늘 ‘작품 안에 잘 묻어났다’ 혹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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