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복절 행사 직후 임종 지켜···"국정공백 없도록 가족장으로"

정상훈 기자 2023. 8. 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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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 별세]
대통령실 "애도 해주신 국민들께 감사"···장례기간 국정 韓총리가
민주당 "유족께 깊은 애도·위로 전해" 당분간 '조문 정국' 예고
文 이어 임기 중 부모상 두번째···김정은, 조의 메시지 보낼지 주목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치자마자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입원해 있는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장남인 윤 대통령을 누구보다 아꼈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윤 명예교수는 최근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고 조화와 조문은 사양한다”며 “애도를 표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의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3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이 생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만큼 고인과 가까운 학계 인사 등 최소한의 조문만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상으로는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친상 이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사흘간 상주(喪主)로서 장례를 치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1분쯤 빈소에 도착해 조문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해당 기간 통상적인 업무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 총리는 14일 오전 국무회의 주재 및 윤 대통령과의 주례회동 일정을 마지막으로 3일간의 짧은 휴가에 들어간 상태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부친상으로 조기 복귀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한 총리는 휴가 기간 중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업무에 복귀한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당 4역(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최소한의 규모로 조문단을 꾸렸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오후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되는 일부 여당 의원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김민석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직접 조문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초 문 전 대통령의 모친상 당시 정기국회 기간인 점과 빈소 주변의 안전 등을 이유로 국무총리와 당 대표급의 조문만 받았던 점을 고려해 이 대표만 빈소를 찾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대통령실이 당 4역까지 조문을 허용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고(故) 김현수 독립유공자의 후손 김용수 씨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의 부친상은 경색된 정국에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당초 16일부터 개회하는 8월 임시국회 기간에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 노란봉투법 입법 등을 놓고 격돌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정치 도의상 국가 지도자의 부모상 중에 정쟁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당장 8월 임시회 첫날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부터 김관영 전북지사의 불출석 문제를 두고 파행이 예상되지만 고성을 주고받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 등 충돌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부친상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윤 대통령과 유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다만 장례가 끝난 다음 날인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만큼 여야의 휴전은 ‘3일 천하’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의 반응도 관심사다. 앞서 2019년 당시 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담은 조의문을 판문점을 통해 전달했다. 다만 지금처럼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북측이 조의문을 보낼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해외 각국의 조문 외교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지만 세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가족장이라는 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 안팎으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가족의 일로 국민과 우방들에 부담을 끼치지 않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 당국자와 여야 의원들이 줄줄이 조문을 오느라 본연의 국가 업무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박예나 기자 yena@sedaily.com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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