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정체에 기업금융으로…하나銀 3조 늘어 최고
기업, 고금리에 자금난 호소
올들어 반년새 5조 넘게 증가
HD현대·롯데·SK 순으로 많아
은행도 기업금융 공격적으로
국내 금융권이 대기업집단에 대한 대출과 지급보증을 비롯한 신용공여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고금리로 인해 자본 시장 조달이 어려워진 대기업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가계대출 성장이 정체된 은행도 대기업 금융이라는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며 대기업과 금융권의 밀월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매일경제가 금융지주별 '상위 10대 주채무계열 익스포저'를 분석한 결과 해당 사안을 공시한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 3곳의 상위 10대 대기업집단 신용공여액은 올 상반기 총 99조367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94조1924억원 대비 5.5% 늘어난 숫자다. 대기업 금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하나은행의 신용공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집단에 대한 신용공여를 올 들어 3조1192억원 늘려 KB(1조9760억원), 신한(799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신용공여액은 원화·외화대출과 기업 발행 유가증권 보유액, 지급보증 등을 포괄한 숫자다. 금융지주가 그만큼 해당 대기업집단에 금융 지원을 해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상반기 3곳의 금융지주에서 금융 지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HD현대(전년 말 대비 증가액 1조3485억원)다. 뒤를 이어 롯데(1조2481억원), SK(1조868억원) 순이다.
HD현대는 고부가가치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호조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선박 제작을 위해 필요한 선수금 환급보증(RG) 규모가 커지고, 환위험 헤지를 위한 선물환보증 규모가 동반해 늘면서 HD현대의 금융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호조세를 타고 있는 조선업에 대해 금융권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2차전지 투자 자금 마련에 총력전을 펼쳤던 SK그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란에 따른 어려움에 봉착했던 롯데그룹도 금융권을 찾았다. 3곳의 금융지주는 SK그룹에 대해 올 상반기 말 기준 총 17조1322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13조8298억원), 현대자동차그룹(15조742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 밖에 방산과 태양광 사업 부문에서 적극적인 확장책을 펼치는 한화그룹도 최근 금융권의 새로운 '단골'로 부상하고 있다.
개별 기업으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상반기 말 이들 금융지주에서 가장 많은 총 5조9958억원의 신용공여를 받았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손실을 냈던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금융권이 우군으로 나선 것이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수출금융 종합 지원 방안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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