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경축식 직후 부친 임종…조용히 가족장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윤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명예교수가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1년생으로 올해 92세인 윤 명예교수는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소식을 듣고 부친이 입원해 있던 서울대병원으로 가 임종을 지켰다. 윤 대통령은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고, 오전 11시가 넘어 이석했다. 이후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으로 곧바로 이동해 윤 명예교수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은 오늘 오전에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후 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부친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고, 장례 기간도 3일장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는 정상적으로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서울대병원에서 마지막을 보냈지만 빈소는 고인이 오랜 기간 교단에 섰던 연세대 신촌캠퍼스가 인접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조문객은 최소한으로만 받을 예정이다. 김 수석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윤 대통령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조화와 조문은 사양함을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다만 고인이 오랜 기간 교단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 기간 교류를 맺게 된 지인들을 위주로 한 최소한의 조문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례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절차에 따라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이뤄질 발인을 끝으로 부친의 장례를 마무리 짓고 출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부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2019년 10월 29일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면서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모친상을 당했던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하며 부친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월엔 연세대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과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며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엔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와 서면 인터뷰를 하면서 "양국 간 인적 교류는 제 부친께서 기여하신 분야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에 대한 감회가 새롭다"며 "저의 부친께서는 미래 세대의 교류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하다는 신념하에 양국 수교 직후인 1993년 하노이 국립경제대와 호찌민 경제대 출신 유학생들을 연세대 국제대학원에 입학시켜 베트남과의 학술 교류에 기여하고자 하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이 취임한 후인 지난해 7월 12일엔 윤 명예교수와 김건희 여사가 차례로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 부부는 윤 명예교수를 청사로 초청해 집무실 등 업무 공간을 소개하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균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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