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무게…남궁훈·구현모 상반기 보수 3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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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대표이사(CEO)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이사(CEO)와 구현모 전 KT CEO의 보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나서 관심이다.
CEO들의 보수 차이는 주요 주주인 오너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너 기업의 CEO는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목표로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며, 비오너 기업의 CEO는 스톡옵션 없이 보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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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전 카카오 대표, 스톡옵션 행사 차익..상여 없이 100억 가까이 벌어
구 전 KT 대표, 퇴직금 포함 30억
KT시총 10조 돌파 공로에도 제한적 보수
기업에서 대표이사(CEO)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될수록 이사회 중심 경영이 중요해지지만, CEO의 경영 역량은 여전히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이사(CEO)와 구현모 전 KT CEO의 보수가 3배 이상 차이가 나서 관심이다. 급여는 비슷하나, 남궁 전 대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행사에 따른 차익으로 94억3200만원의 이익을 봤다.
남궁훈 97억 vs 구현모 30억
15일 카카오와 KT의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남궁훈 전 CEO에게 1월~6월까지 총 96억 83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에게 같은 기간 총 29억 9500만원을 지급했다.
남궁훈 전 카카오 각자대표는 CEO 시절에는 최저임금(월 190만원 정도)만 받았으나, 지난해 10월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대표에서 물러나 상근고문을 맡으면서는 정상적인 급여를 받기 시작했다. 그는 카카오그룹 서비스의 대규모 장애사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소위원장을 맡다 올해 초부터 카카오 미래전략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 상근고문을 맡아왔다.
각자대표로 근무할 당시엔 최저임금만 받았고 스톡옵션도 행사하지 않아, 지난해 상반기 보수는 11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엔 상근고문으로서 받은 급여 2억5000만원에 스톡옵션 행사 차익으로 94억3200만원을 받았다. 행사가는 1만7194원(당시 주가 5만81000원), 1만7267원(당시 주가 5만5700원)이었다. 남궁 전 대표는 상여금을 받진 않았다.
구현모 전 KT 대표는 올해 3월 28일에 사임했지만, 차기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권리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KT로부터 상반기 급여 2억5700만원, 성과급 7억 7800만원, 복리후생 등을 포함한 기타 근로소득 2500만원을 받았다. 퇴직금은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에 따라 19억3500만원을 받았다.
구 전 대표의 임원 근속 기간은 14년 1개월이다. KT의 상반기 미등기임원 1인 평균 급여액이 3억5500만원이니, 구 전 대표의 급여는 임원 평균 급여보다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는 KT의 시가총액을 한 때 10조원(현재 시가총액 8조 4600억원)을 돌파시키는 등 경영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상반기 근무기간이 짧아 급여도 적었다.
확실한 주인이 있는 회사, 없는 회사
CEO들의 보수 차이는 주요 주주인 오너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너 기업의 CEO는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목표로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며, 비오너 기업의 CEO는 스톡옵션 없이 보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와 구현모 전 KT 대표도 이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궁 전 카카오 대표의 경우, 상반기 보수의 약 90% 이상이 스톡옵션 행사로 기인했다.
그러나 두 CEO의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경영 능력과 보수 차이가 지나치게 커 보인다. 남궁 전 카카오 대표는 CEO 취임 시점에 주가 회복 전까지 최저 임금만 받을 것을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카카오 주가는 5만700원(14일 종가 기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IT 인프라 조직을 키우고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 해결됐지만, 지난해 카카오 먹통 사태로 대국민 사과도 했다.
반면에 구 전 KT 대표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영업이익을 41.2% 성장시키며 경영 성과를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2020년에 7조원이었던 KT의 시가총액을 2022년 8월에는 10조원을 돌파시켰다. 비록 민영화된 KT의 바람직한 지배구조에 대한 숙제는 풀지 못했지만, 통신뿐 아니라 미디어·AI·디지털 금융 등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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