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정 부실에도 '잼버리 돈잔치'···부안군, 자전거·태권도 단체에 5억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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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명분으로 군(郡) 내 자전거 및 태권도 단체에 5억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부안군자전거연맹에 총 2억 2000만 원의 지방보조금을 교부했다.
부안군은 잼버리 명목으로 부안군태권도협회에도 2018년부터 올해까지 보조금 2억 5300만 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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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대회는 폐영 한달뒤에나 열려
태권도협회에도 5년간 2.5억 지급
조직위 폭염 물품구입비보다도 많아
재정자립도 8%···방만집행 도마에
전북 부안군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명분으로 군(郡) 내 자전거 및 태권도 단체에 5억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교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체육 단체에 개별 지급된 보조금만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폭염 대응 물품 구입비(2억 원)를 훌쩍 넘는다. 보조금이 방만하게 집행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부안군자전거연맹에 총 2억 2000만 원의 지방보조금을 교부했다. 부안군자전거연맹은 부안 내 3개 자전거 동호회로 구성된 단체다. 보조금은 연맹 측이 주최하는 자전거 대회 ‘부안새만금잼버리 메디오폰도’에 투입됐다. 대회 슬로건은 ‘새만금 잼버리 성공 개최 기원’이다.
부안군은 사업비 지원을 이유로 부안군자전거연맹에 매 대회마다 5000만~6000만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 개최 예정인 ‘제4회 부안새만금잼버리 메디오폰도’를 위해 이달 초 연맹에 교부된 보조금만 6000만 원이다. 전북도가 1000만 원을 지원했고 나머지 5000만 원은 부안군 예산으로 지급됐다.
문제는 자전거 대회와 잼버리 간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열리는 4회 대회는 다음 달 중순 개최된다. 잼버리 성공 개최를 기원하기 위한 행사가 잼버리 폐영 1개월 후에 열리는 것이다. 심지어 연맹 측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매년 1인당 5만~6만 원의 참가비를 받았다. 연맹이 올해 열리는 4회 대회 참가자를 선착순 1200명으로 모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회 참가비(1인당 6만 원) 수익만 7200만 원에 달하는 셈이다.
부안군은 잼버리 명목으로 부안군태권도협회에도 2018년부터 올해까지 보조금 2억 5300만 원을 지급했다. 협회가 주최하는 ‘새만금 잼버리 성공 기원 전국태권도 경연대회’를 지원한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대회도 참가비를 걷는 행사였지만 올 5월 열린 4회 대회에만 보조금 8000만 원이 교부됐다. 전북도와 부안군이 각각 3000만 원, 5000만 원을 부담했다.
보조금 집행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부안 자전거·태권도 단체가 개별적으로 받은 보조금은 잼버리 조직위의 폭염 대비 물품 구입비(2억 원)보다 많다. 폭염으로 잼버리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했던 만큼 5억 원에 가까운 지방보조금이 잼버리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자전거·태권도 대회에 투입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부안군이 교부한 보조금은 중앙정부 재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예산안 기준 부안군의 재정자립도는 8.8%에 불과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균치(45.02%)의 5분의 1 수준이다. 자전거·태권도 단체에 지급된 보조금 일부를 부담한 전북도의 재정자립도 역시 24.62%에 그쳤다.
한편 부안군은 내년에도 자전거·태권도 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부안군 측은 “(내년부터) 대회명에서 ‘잼버리’를 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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