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 별세···사흘간 가족장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교수님이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부친이 입원해있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부친 임종을 지켰다. 부친은 최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김 수석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윤 대통령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은 사양함을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교수의 건강이) 최근 안 좋기는 했다”며 “윤 대통령은 이날 광복절 행사 마치고 미국에 가기 전에 뵙고 가려 했다. 윤 대통령 도착 20분 뒤에 (윤 교수가) 별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교수가 의식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잘 자라줘서 고맙다’였다”며 “임종 직전에 한 말은 아니고 최근 의식이 있을 때 당부한 말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공직자의 경우 최소한의 조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부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도 모습을 보였다.
정치인 조문은 사절하되 여야 정당에서 당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당 4역의 조문만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이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제원, 이용 국민의힘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4역이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특별한 말씀 없이 악수하고 위로 말씀을 나눈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빈소 밖을 나서자 일부 시민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와”라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아무말 없이 떠났다. 이낙연 전 대표도 조문을 했다. 정의당에서는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16일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를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화를 보낸 데 이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의를 표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는 이날 빈소를 찾았다. 앞선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 방문 경험 있는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조화를 보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교수께서 대단히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하늘에서도 지켜보실 거라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오시기를 (바란다고 했다)”면서 “윤 교수께서 평소 윤 대통령을 지도를 많이 하셨는데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소천하시지 않았을까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아들인 김홍업, 김현철, 노재현씨는 16일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 조문은 고인의 학계 지인 등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종교계에서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7대 종교단체 대표들만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김 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전희경 정무1비서관 등이 빈소를 지켰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 일정도 예정대로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17일 출국해 1박4일간 미국을 방문한다.
1931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윤 명예교수는 1956년 연세대 상경대 경제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연세대 상경대학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1973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됐다. 1991~1993년 연세대 상경대학장을 지냈다. 1976년 일본 문무성 국비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경제학을 수학하기도 했다.
윤 명예교수는 한국통계학회 회장(1977~1979년), 한국경제학회 회장(1992~1993년), 일본 시토쓰바시대학 객원교수(1982~1983년) 등을 지냈다. 1997년 연세대 상경대학 명예교수가 됐고, 2001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이 됐다.
유족은 부인인 최성자씨(89·전 이화여대 교수)과 장남 윤 대통령, 여동생 윤신원씨가 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부모상을 당한 것은 지난 2019년 10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 이후 4년만이다.
윤 대통령은 16일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만큼 오전에는 업무를 본 뒤 오후에 빈소를 찾아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여야는 윤 명예교수의 별세를 애도하며 조의를 표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은 대한민국 통계학의 기반을 닦은 학자이자 지금의 대통령이 있기까지 질책과 격려, 조언을 아끼지 않은 한 가정의 아버지이기도 했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명 브리핑에서 “큰 슬픔을 마주하신 윤 대통령과 유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윤기중 교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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