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책금리 한 번에 21%p 빅스텝… '연 118%'

김희정 기자 2023. 8. 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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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 이사회가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금리를 21%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100%를 넘었다.

세 자릿수의 정책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물가를 잡기 위한 절박한 조치다.

아르헨티나 통화 당국은 이날 페소화의 가치도 달러 대비 20% 평가절하했다.

시장에선 아르헨티나의 극단적 금리 인하와 통화 평가절하가 '정치적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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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화 20% 평가절하… 살인적 물가, 외환보유고 고갈 등에 대응
대통령 예비선거 다음 날인 14일(현지시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아르헨티나 경제부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통화 당국은 이날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극우 정치인 하비에르 밀레이의 선전에 대한 시장의 반발을 예상해 페소화 가치를 약 20% 평가절하했다./사진제공=AFP통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 이사회가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금리를 21%포인트 인상해 기준금리가 100%를 넘었다. 페소화 가치도 달러 대비 20% 평가절하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고 외환 보유고가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이사회가 통화정책(기준) 금리를 21%포인트 인상할 것을 의결했다"며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97.0%에서 118.0%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

2000년대 들어 아르헨티나 기준금리가 10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화 당국은 공식 환율 수준을 재조정함에 따라 금리 수준도 재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BCRA는 "환율 기대치를 고정하고 물가에 대한 전가 정도를 최소화하는 한편 현지 통화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실질 수익을 촉진하고, 국제 준비금 축적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 자릿수의 정책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물가를 잡기 위한 절박한 조치다. 아르헨티나는 물가상승률이 115%를 찍었고 빈곤 수준이 40%에 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통화 당국은 이날 페소화의 가치도 달러 대비 20% 평가절하했다. 2015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평가절하다. 이로 인해 공식 환율은 달러당 지난 11일 298.50페소에서 365.50페소에 거래된다. 이 환율은 10월 대선 전후까지 고정될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비공식 시장에서 '블루 달러'는 약 680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아르헨티나 달러화 채권과 주가지수는 약 10% 하락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이번 평가절하가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해 최대 140%까지 치솟을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공부채가 여전히 지속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IMF로부터 75억달러의 추가 대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선 아르헨티나의 극단적 금리 인하와 통화 평가절하가 '정치적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4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전진당 후보가 30% 넘게 득표하며 1위를 기록, 금융시장이 요동친데 대한 긴급 대응이란 것.

밀레이는 폐소화 대신 달러화를 쓰고 엄격한 긴축 조치를 시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후 변화는 거짓말이며 중앙은행을 없애고 낙태를 금지하는 한편 총기 구입을 더 쉽게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대선 예비선거는 전체 유권자가 참여해 한 표씩 투표하기 때문에 오는 10월22일 실시되는 1차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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