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곱빼기…가성비 1ℓ 음료 인기
스타벅스 887㎖ '트렌타' 호응
이디야 '엑스트라'도 25%↑
1.7ℓ 특대 하이볼까지 등장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 음료 용량이 커지고 있다. 커피 전문점과 편의점 할 것 없이 500㎖ 이상부터 1ℓ에 육박하는 대용량 아이스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가 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 데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가성비가 높은 대용량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까지 맞물려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의 음료를 찾으면서 대용량 음료 인기가 치솟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에서 올해 6월~8월 13일 약 3개월간 500㎖ 이상 대용량 RTD(Ready to Drink·구매 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제품) 커피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0.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RTD 커피 매출액은 8.9% 증가한 반면, 900㎖ 이상 특대용량 RTD 커피 매출액은 63.5% 급증했다. 최근 들어 대용량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뚜렷해진 것이다.
편의점 CU에서도 올해 1~7월 500㎖ 이상 대용량 RTD 커피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4.8% 늘어났다. 이는 500㎖ 미만 RTD 커피 제품 판매량 신장률(7.1%)의 2배가 넘는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대용량 음료를 선호하는 현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에서 400㎖를 넘어가는 대용량 커피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대용량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비중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국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 지난달 20일 일부 아이스커피·음료 3종을 대상으로 특대용량인 '트렌타'(30온스·약 887㎖) 사이즈를 한정 출시했다. 아시아 지역 스타벅스에서 트렌타 사이즈를 선보이는 곳은 한국이 최초다. 트렌타 사이즈 음료는 출시 후 2주 만에 누적 40만잔이 팔리며 호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스타벅스코리아는 15일 트렌타 사이즈로 주문할 수 있는 커피 상품을 '콜드브루' 1종에서 전체 아이스커피로 확대했다.
이명훈 스타벅스코리아 음료팀장은 "트렌타 음료 주문 건 가운데 절반이 콜드브루일 정도로 대용량 커피에 대한 고객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전체 아이스커피에 트렌타 사이즈를 추가했다"며 "9월 30일까지 트렌타 사이즈를 운영할 방침이지만 앞으로 판매 동향과 고객 반응을 토대로 확대 운영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도 영향을 미쳤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7월 26일~8월 8일 2주간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가장 큰 '엑스트라'(약 709㎖) 사이즈 음료 주문량이 직전 2주 대비 25%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커피나 음료를 부어 먹는 편의점 컵얼음도 대용량 제품이 대세다. 2019년까지만 해도 CU에서 판매된 컵얼음은 '일반 얼음컵'(180g) 비중이 60.1%로 '빅 얼음컵'(230g·39.9%)보다 높았다. 하지만 대용량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벤티 사이즈(400g)가 출시된 2021년 54%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일반 컵얼음 매출을 넘어섰다. 벤티 컵얼음은 지난 6월 누적 판매량이 2000만개를 돌파했으며, 올해 1~7월 기준 대용량(빅·벤티) 컵얼음의 판매 비중은 67.9%까지 커졌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대폭 늘린 상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고 남에게 보여주기를 즐기는 MZ세대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소비되고 있다. 식음료 업계가 잇달아 대용량 제품을 내놓는 또 다른 이유다.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는 지난 9일 일반적인 하이볼 용량보다 3~5배 큰 1.75ℓ짜리 특대용량 하이볼 메뉴인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을 출시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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