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교한 로봇팔·센서…삼성 해외직원도 참여해 기술 '진검승부'
코로나 이후 4년만에 열려
12개국 법인 26곳서 참여
프로그래밍 등 5개 직종 경쟁
지난 9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삼성국제기능경기대회'. 2인 1조씩 짝을 맺은 선수들이 2평 남짓한 공간에서 프로그래밍에 집중했다. 이들 앞에는 사람 팔과 손의 역할을 하는 로봇이 놓여 있다. 이날 열린 로봇 티칭 응용 프로그래밍 2차전 경기 과제는 정교하게 로봇을 움직일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다. 1시간 안에 로봇이 적재함에 있는 부품을 정해진 홈에 딱 들어맞게 넣어야 한다.
선수들은 태블릿PC를 들고 프로그램을 짠 뒤 수차례 반복해서 로봇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폈다. 이날 심사위원을 맡은 홍지수 로봇기술그룹 프로는 "논리적 사고력과 로봇 티칭(조작) 능력 등을 평가한다"며 "1차전인 시뮬레이션 때부터 경쟁이 치열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술인재' 양성에 나선 삼성은 직원들이 모여 기술력을 뽐내는 삼성국제기능경기대회를 지난 7~11일 열었다. 2008년에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총 4개 계열사 직원들이 전기·전자·기계 분야 5개 직종에서 실력을 겨룬다.
대회 첫해 당시만 해도 해외법인 선수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전 세계 직원들이 대회에 참여해 기술력을 자랑했다. 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열린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총 12개국 법인 26곳에서 온 선수 170여 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기능올림픽 담당자는 "처음에는 해외법인에 일일이 전화해 '대회에 참가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지금은 다들 자발적으로 대회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법인에서 온 벤체 노이다 선수와 벨라 바체 선수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목표는 항상 1등이지만 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았다"며 "시뮬레이터가 아닌 로봇을 실제로 조작할 수 있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전기제어 시스템 구축' 부문에서도 고요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경기장은 정해진 시간 내에 과제를 하느라 선수들이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또 다른 방에선 선수들이 분주히 각종 부품, 센서, 전선을 연결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성·제어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한 심사위원은 "과거에는 국가별로 기술력 차이가 있었는데 올해에는 실력 차가 거의 없다"며 "해외법인의 기술 교육 역량이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멕시코 법인에서 온 세사르 알레한드로 모랄레스 곤살레스 선수와 아드리엘 크루스 곤살레스 선수는 "이번 대회로 한국의 '삼성인'과 전 세계에 있는 '삼성인'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서 국내 최우수팀은 삼성SDI, 해외 최우수팀은 삼성전기 중국 톈진법인이 각각 선정됐다.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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