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비극·참상’ 한눈에…광주시청서 피해자 31명 구술 사진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 사진전이 오는 25일까지 광주광역시청 로비에서 진행된다.
이번 구술 사진전은 <배고픔에 두들겨 맞아 가면서도 하얗게 핀 가시나무꽃 핥아 먹었지> 라는 제목의 구술집이 바탕이 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은 2018년부터 피해자 31명에 대한 구술작업을 진행해 2020년 12월 해당 구술집을 펴냈다.
구술집에 참여한 31명은 모두 국외로 강제 동원된 피해자다. 8명은 중국,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 연합군과 전투를 벌였던 현장에 끌려갔고 8명은 일본 도쿄·가고시마·오키나와·나고야에 있는 군 시설로 징병됐다.
나머지 15명은 노동자로 동원돼 강제 노역을 했는데 이 중 6명은 근로정신대로 끌려갔다. 이들은 대부분은 15세 전후에 불과했다.
광복절인 15일에는 정부의 ‘제3자 변제’를 수용하지 않은 강제동원 배상 소송 원고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징용 피해 당사자인 이경석 할아버지와 오연임 할머니가 사진전에 참석했다.
양 할머니는 “인생의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일본 사과를 받는 것”이라며 “아무리 가난하게 살아도 우리나라가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 그 돈 받고 살아서 뭐하느냐”고 말했다.
오 할머니는 “3년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하고 강제 노역을 하고도 대가를 받지 못했다”며 “그런 일본은 배상은커녕 아직 사과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80만원 의료지원금을 지원하는 국외 강제동원 생존자는 지난해 1815명에서 올해 1월 기준 1264명으로 급감했다. 내년에서 700~800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자신의 사진과 남긴 사연 앞에서 선 오늘 모습은 아마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면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경험과 기억은 그 자체로도 기록적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를 반추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의 일부인 만큼 더 많은 분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꿈은 ‘온전한 사죄’와 ‘합당한 배상’이고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유공자의 꿈은 ‘합당한 이름’을 찾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온전한 광복을 이루지 못한 이들의 광복이 더는 미뤄지지 않도록 광주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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