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팔아치운 연기금, 아모레 집중 매수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3. 8. 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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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호텔신라 …
전통적 中관련주 사들여
"3분기 영업익 반등 기대"
기아·현대차·LG전자
이달 들어 2천억 이상 매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지난달 중순 이후 포스코홀딩스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계속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의 집중 매도 공세에 최근 리튬가격 악재까지 겹치면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연기금 매수에다 6년 만에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하자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며 주가도 상승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8영업일 연속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 기간 연기금이 포스코홀딩스를 순매도한 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한다. 주식 수로는 65만주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포스코홀딩스 지분율은 9.1%였는데 올 들어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7%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금이 포스코홀딩스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평가 논란이다. 지난달 말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기폭제가 됐다. 국내 일부 애널리스트가 목표가를 한창 올릴 때 외국계인 모건스탠리는 리튬사업 고평가를 이유로 사실상 매도 리포트를 발간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중국에서 탄산리튬 가격이 크게 조정을 받았는데, 리튬가격이 떨어질수록 포스코홀딩스의 리튬사업 가치는 재평가가 불가피하다.

지난달 11일 포스코홀딩스가 리튬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정한 가격은 t당 3만달러다. 시세보다 낮게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지만 중국에서 탄산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t당 3만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를 팔고 연기금이 사들인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LG생활건강 등 중국 단체관광 재개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전부터 연기금은 이 종목을 대거 사들이며 주도 섹터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연기금 수급을 보면 대표 수혜주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14일까지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기간 연기금은 아모레퍼시픽 매수에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호텔신라와 LG생활건강까지 합친 순매수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연기금이 사들인 영향만은 아니겠지만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달 26일 저점을 찍은 후 반등에 성공해 이달 14일 13만1600원까지 치솟았다. 호텔신라 역시 지난달 26일 6만8200원이던 주가가 이달 14일 9만1000원으로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보복 전 40만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상승했다. 호텔신라도 2015년 14만3000원으로 주가가 올라간 적이 있다. 이제 막 중국 단체관광이 풀렸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면 주가는 본격적인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여행사와 오랜 협력 관계는 물론 단체관광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면세점 부문은 호텔신라 주가에 가장 긍정적"이라며 "단체관광으로 중국인 중장년 여성이 핵심 고객이 될 전망인데, 이들은 트렌디한 중저가 화장품보다 고가의 화장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아모레퍼시픽(설화수)과 LG생활건강(후)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또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SDS 네이버 등 정보통신(IT)주를 대거 사들였다는 점이다. 반면 기아와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은 연기금 순매도 상위에 랭크됐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삼성SDS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혀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네이버는 챗GPT에 대항할 수 있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24일 공개할 예정이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챗GPT와 유사한데 얼마나 더 한국 실정에 맞고 실용적인 생성형 AI 모델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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