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위성 발사 이어 우주플랫폼에 도전"
올 민간발사체 첫 성공 쾌거
내년말 '위성궤도발사' 계획
우주산업 2040년 1조弗 전망
로켓·위성 활용 기기 개발
지난 3월 19일 오후 2시 52분(현지시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CLA). 굉음과 함께 상단에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는 로켓이 발사됐다. 한국 로켓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의 '한빛-TLV' 발사체였다. 로켓은 4분33초 동안 정상 비행한 후 브라질 해상의 안전 설정 구역으로 낙하했다.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안정성도 확인됐다. 성공이었다. 한국 민간 기업이, 그것도 설립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상업용 로켓 발사의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시험 발사 후 이노스페이스는 150억원 규모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조달)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지난달에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전문평가신청(기술평가)을 마무리 짓고 실사를 앞두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연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에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그것도 해외 발사장에서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한 만큼 한국의 '스페이스X' '로켓랩'이란 별명이 따라다니지만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사진)는 차분했다. 지난 14일 경기 화성에 있는 이노스페이스 동탄지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한 그는 "시험 발사인 만큼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장사가 되면 그때부터 매출과 이익을 내야 하므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위성을 내려놓을 수 있는 '궤도 발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스페이스X 등도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며 "다음 발사는 내년 말로 계획 중인데, 남은 기간 담담히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우주 개발은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고 경제성이 부족한 만큼 국가가 주도해 투자하던 영역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 개발에 성공하면서 우주로 향하는 가격이 기존 대비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우주로 향하는 문턱이 낮아지자 그동안 위성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도 앞다퉈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우주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주 산업 규모는 2016년 3391억달러에서 2021년 3860억달러로 커진 데 이어 2040년에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스페이스는 확대되는 우주 산업 중에서도 중량이 50~500㎏에 달하는 위성과 탑재체를 우주 궤도에 내려놓는 '소형 발사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대표는 "소형 위성 사업자도 스페이스X와 같은 대형 발사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원하는 시간이나 궤도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며 "결국 위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형 위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업이 필요한데, 소형 위성 발사에 성공한 곳이 전 세계적으로 미국 로켓랩과 중국 기업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로켓을 이용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로켓랩을 제외하면 소형 위성을 궤도에 내려놓을 수 있는 기업이 전혀 없다. 김 대표는 "로켓랩은 향후 3년 치 발사 계획이 마감됐다"며 "로켓랩에 이어 상업화에 근접한 성과인 준궤도 이상 발사에 성공한 기업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우리가 된 만큼 여러 곳에서 발사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위성 시장을 공략해 2026년 매출 1300억원, 전 세계 소형 발사체 시장점유율 3%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재사용 로켓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며 "로켓 기업에서 나아가 우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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