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특검·4국조’ 내세운 민주당···‘목소리만 높이고 흐지부지’ 전례 벗어날 수 있을까

김윤나영 기자 2023. 8. 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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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드러내기 위한 ‘1특별검사·4국정조사’를 추진한다.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행사 의혹을 규명할 특검과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방송 장악 시도·잼버리 파행·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다. 국회에는 이미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가 여러 개 계류 중이라 최종 성사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15일 잼버리 대회 파행 수습 과정에서 불법이 발생했다며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대전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퇴소할 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배치된 구급차가 짐차로 이용된 것은 응급의료법에서 정한 구급차의 용도 외 사용으로, 명백한 법률 위반 행위”라며 “민주당은 잼버리 국정조사로 대한민국 국격을 실추시킨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2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은 조만간 추가로 잼버리 파행·방송 장악 사태 및 방송통신위원회 파행 운영,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발의하기로 했다.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수사에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특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국정조사와 특검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각종 실정을 비판해왔으나 정부·여당의 지지율에 좀처럼 타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전주보다 4%포인트 오른 36%, 민주당은 1%포인트 떨어진 30%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1특검·4국조’를 모두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면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국정조사를 성사시키려면 여야가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절차 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여당이 반대하는 한 어느 것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정조사가 실제 성사된 사례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유일하다.

이전 사례를 봐도 민주당이 특검법이나 국정조사 요구안을 발의하고 여당과 대치하다가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돼왔다. 국회에는 민주당이 발의한 ‘일제 강제동원 굴욕 해법 및 한·일 정상회담’ ‘감사원의 불법 정치감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3건의 국정조사 요구안이 계류 중이다. 쌍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대장동 50억원 클럽), ‘검·언유착 의혹’ 관련 특검법안 3건도 각각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우회하기 위해 쌍특검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웠으나,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할 수 있다.

민주당이 잇따른 악재를 만나면서 대여 투쟁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당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대의원제 축소 혁신안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뭘 하든 국민의힘이 전부 ‘이재명 방탄용’을 갖다 붙이는 전략에 당하고 있다”며 “당이 신뢰를 얻지 못하니 대여 전략도 사상누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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