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유엔사 후방기지 7곳’ 언급한 까닭..한반도 유사시 日지원없이 전쟁 불가 강조한 듯
유엔사 일본 후방기지 강화 노력
이명박 전대통령 때 추진했던
한일 군수지원협정도 같은 맥락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유엔사를 강조한 배경에는 한반도 유사시 병참기지로써의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오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각 군사안보협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일간의 군사안보협력이 우선돼야하기 때문이다.
유엔사는 6.25전쟁 직후인 1950년 7월 일본 도쿄에서 창설돼 1957년 7월 서울 용산기지로 옮겨온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호주 등 6.25전쟁에 참전한 18개국이 회원이며 평시에는 정전협정·체제를 유지·관리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한다. 하지만 한반도 유사시에는 전력제공국들로부터 병력과 장비를 받아 한미연합사의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일본은 전력제공국은 아니지만, 일본내 7곳에 흩어져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에서 한반도 유사시 군수물자를 지원받게 돼있다. 윤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예로 든 것처럼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미국 지원군은 김해공항으로 백팩만 메고 들어오고 나머지 전쟁에 필요한 모든 물자는 일본 내에 있는 7개 유엔사 후방기지에서 공급받게 된다는 얘기다.
7곳 후방기지는 일본 본토에 있는 요코스카(해군), 요코다(공군), 캠프 자마(육군), 사세보(해군)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화이트비치(해군), 후텐마(해병대) 등 7곳으로, 5만명 규모의 주일미군 상당수가 분산 배치돼 있다.
특히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 7함대사령부의 거점이다.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떠다니는 군사기지‘ 핵추진 항모 조지워싱턴호의 모항이기도 하다. 요코스카에서 출항하는 함정은 한반도에 48시간, 필리핀에는 60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시절 한일간 군수지원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방기지에 있는 물자를 신속하게 조달하기 위해 한일간에 군수지원협정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맡았던 천영우 전 수석은 “일본에 있는 7개 유엔사 후방기지의 물자는 완전히 한국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어떤 이들은 마치 한일 군수지원협정으로 일본에 신세를 질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얘기하는데 현실적으로 한반도 유사시엔 일본이 선박을 동원해 물자 이동을 도와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작전상황 대처능력이 현격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2014년부터 ‘유엔사의 재활성화‘를 강조하다가 문재인 정부때 유엔사의 역할을 더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대만해협의 유사시 상황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2개 이상의 전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날 경우 한반도는 한일간 전력과 유엔사 지원을 통해 전장확대를 억제해야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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