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악용해 유학생에 SAT 시험지 빼돌린 강사…2심 징역 3년

미 대입수능인 SAT 시험 모습.

미국 대입자격시험(SAT) 문제지와 답안지를 해외 유학생에게 유출해 수천만원을 받은 영어학원 강사가 2심에서도 징역형을 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8-2부(재판장 김봉규)는 지난 9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영어학원 강사 A(54)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A씨는 2014부터 2019년 말까지 브로커, 외국어고 계약직 교사 등과 함께 유출된 문제지를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SAT 시험이 시행되는 각 나라·지역별 시차로 유럽 등에서 시행하는 시험의 경우 같은 날 한국에서 시행하는 시험보다 실제로는 평균 8시간 정도 늦게 시작하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국내 고사장의 시험 감독관으로 일하는 공범으로부터 몰래 찍은 시험지 사진을 받아 유럽 등에서 시험을 치는 수험생 등에게 전달했다.

1심은 “A씨 등이 미국 대학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저하했다”고 지적하고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은 A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일부 혐의를 무죄로 뒤집고 1심과 달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범으로부터 사전 유출된 시험 문제지를 받아 학생들에게 전달해 숙지하게 한 후 SAT시험에 응시하게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부정행위를 통해서라도 좋은 점수만 얻으면 된다는 그릇된 사회풍토를 조장했다.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