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강력하다…고성능 럭셔리 SUV의 최정점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8. 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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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급 성능으로 무장한 고가 차량을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은 까다롭다. 특히 차량 가격이 3억원을 호가할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들이 바라는 점은 의외로 단순명료하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과 맞먹는 대가를 돌려받기를 원한다. 한마디로 자신이 돈을 쓰는 만큼 더 좋은 성능과 더 큰 하차감(차량 급이 주는 사회적 지위)이 따라오기를 바란다.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슈퍼카급 성능을 내세우자니 이미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있고, 하차감을 위한 품격을 뽐내자니 영국 럭셔리 브랜드 벤틀리가 자리 잡고 있다. '고성능 럭셔리의 정점'을 추구하는 애스턴마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그돈씨(그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다른 거 산다)'의 대명사가 됐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사이에 낀 애스턴마틴이 정점 탈환을 위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고성능 5인승 SUV 'DBX707'을 통해서다. 전략은 간단하다. 성능과 럭셔리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기로 했다. 퍼포먼스와 하차감 둘 다를 바라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함이다. 슬로건으로는 '현존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럭셔리 SUV'를 내세웠다. 최고 성능과 역동성, 그리고 럭셔리 마감을 통해 각계각층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모두 빨아들이고 충족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DBX707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3억170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근 DBX707을 타고 일본 홋카이도를 달렸다. 퍼포먼스적 측면에서 람보르기니를 겨냥한 DBX707의 외관은 예상외로 유려했다. 각진 람보르기니와 달리 DBX707에는 마초적 직선과 매끄러운 곡선이 공존했다. 보닛 상단에 볼륨을 더해 '남성다움'을 강조한 동시에 헤드라이트는 옆으로 길게 빼면서 온화한 인상을 가미했다. 여기에 립 스포일러가 추가된 루프윙은 고속에서 다운포스(아래로 작용하는 힘)를 더해 한층 더 안정적인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스포츠카 정체성을 담은 SUV답게 DBX707 엔진은 주행 전부터 그르렁거리는 묵직한 소리를 뿜어내며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일상 주행에서 사용되는 GT모드에서 스포츠,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저속에서도 RPM이 치솟으며 치고 나갈 준비를 마쳤음을 알렸다.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자 속도계가 순식간에 시속 100㎞를 가리키며 상체가 시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티어링휠 옆에 위치한 패들시프트를 '딸깍' 내리며 저단 변속하자 엔진은 한층 더 큰 굉음을 내며 거침없이 시속 200㎞ 영역에 도달했다. DBX707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할 때도 마치 연필에 자를 대고 직선을 긋는 것처럼 쭉 뻗어나갔다. 고속 주행과 거침없는 차선 변경에도 흔들림 없는 안정성을 유지했다. 4.0ℓ 트윈 터보차저 V8엔진을 탑재한 DBX707의 최고 속도는 시속 310㎞, 최고 출력은 707마력이다. 제로백은 3.3초다.

반면 내부는 럭셔리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전 좌석 시트에는 알칸타라 등 최고급 소재가 적용됐으며, 머리 받침에 각인된 애스턴마틴 로고와 등받이부터 내려오는 스트라이프 스티치는 DBX707의 품격을 배가시킨다. 비스포크 서비스인 'Q 바이 애스턴마틴'을 통해 시트와 스티치 종류부터 색상까지 다양한 요소를 입맛에 맞게 커스텀할 수 있다. 본인 개성에 따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DBX707을 탄생시킬 수 있는 셈이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람보르기니와 벤틀리가 아닌 애스턴마틴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

[홋카이도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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