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사업화 전주기, 경영지원에도 초거대 AI 접목...디지털전환 성공 모델 제시”

정용철 2023. 8. 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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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 등 사업화 전주기는 물론 경영 지원까지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 심혈을 기울였던 AI 역량 확보가 결실을 거두면서 '초거대 AI 기반 디지털전환'을 추진, 미래를 대비한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섰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LG그룹 계열사가 10여 개의 초거대 AI 사업 일명 '히어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LG 계열사가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역량과 결합해 사업, 경영, 제조 등 각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술 개발 과제다.

배 원장은 “현재 LG 계열사와 함께 공동 과제를 발굴해 초거대 AI 기반 디지털전환을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라며 “신소재 발굴부터 가격·수요예측, 공장 무인자동화 등 10개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의 AI 씽크탱크인 LG AI연구원은 2020년 창립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LG AI연구원도 최근 초거대 AI '엑사원 2.0' 플랫폼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서비스 접목에 나섰다. 엑사원 플랫폼을 활용해 제약, 금융, 법률 등 다양한 기업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우선 과제 중 하나가 'LG그룹의 디지털 혁신'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초거대 AI 개발은 물론 이를 활용한 LG그룹 디지털전환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배 원장은 “LG그룹은 계열사별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만큼 기존 AI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엑사원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성 증대는 물론 창의적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디지털전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실제 LG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엑사원 플랫폼'을 활용한 디지털전환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이미 콜센터 업무에 생성형 AI를 시범 도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도 신물질·소재 발굴에 적용을 시도한다.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은 물론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초거대AI가 한 축을 담당하는 셈이다.

생산과 경영 지원 등 영역까지 전방위 확대 계획도 세웠다. LG가 강점을 가진 제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생산 영역에 초거대AI 적용을 시도한다. 경제 상황을 고려한 수요·원자재 가격 예측 등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서비스도 검토한다.

배 원장은 “현재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AI 기반 공장 무인 검사 시스템에 초거대AI를 접목하면 완전 무인화로 고도화할 수 있다”며 “제품 수요나 원재료 수입 과정에서 가격 예측 등 기업 의사결정에 축이 되는 AI 모델도 필요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이 일사분란하게 초거대AI 기반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은 구광모 LG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구 회장은 'AI'를 미래 경쟁력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씽크탱크인 LG AI연구원 설립은 물론 연간 4000명의 청년 AI 인재 양성, 3조6000억원의 투자 계획 발표 등도 구 회장 취임 후 이뤄졌다.

그룹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계열사도 초거대 AI 활용 계획과 목적, 방향 등을 설정했다. 특히 LG AI연구원 지원 아래 계열사별 데이터 수집·활용 체계 등의 파이프라인 표준화를 추진, 초거대AI 활용 기반을 마련한 게 주효했다.

LG AI연구원은 주요 계열사별 맞춤형 초거대 AI 서비스 모델을 개발한 뒤 이를 사업화까지 연계, 다양한 기업에도 확산할 계획이다. 반대로 현재 추진 중인 금융, 의료, 법률 등 기업과 협업해 고도화한 AI 기술을 그룹 계열사 경쟁력 확보에도 적용한다.

배 원장은 “LG그룹은 CDO(최고디지털책임자) 협의체 등을 통해 계열사간 다양한 수요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며 “엑사원을 활용해 기존에 풀리지 않았던 문제를 풀자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LG가 다른 기업과 비교해 AI 기반 혁신을 강하게 드라이브거는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진출하지 않거나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도 있는 만큼 다양한 도메인의 기업과 협업해 데이터를 학습하고 새로운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의 디지털전환은 물론 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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