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예산 전쟁 앞두고, 기재부에 맞서는 민주당 '기재부 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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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국회를 달굴 내년도 예산안, 세법개정안의 윤곽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여당 측 대표 선수인 기획재정부에 맞서 야당은 '기재부 OB(올드보이)'를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기재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세법개정안, 이달 말 공개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에 대응해 민주당이 구상하는 나라살림 방향을 내놓겠다는 뜻이다.
기재부 OB 4인방은 올해 대비 3%가량 늘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예산안의 적절성과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기조 등을 파고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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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세제 빠삭한 기재부 4인방 포진
긴축·증여세 놓고 기재부 현직과 승부
연말 국회를 달굴 내년도 예산안, 세법개정안의 윤곽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여당 측 대표 선수인 기획재정부에 맞서 야당은 '기재부 OB(올드보이)'를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전직 기재부 관료로 구성된 이들은 긴축 재정의 적절성, 결혼 자금·가업 승계 증여세 감세 확대 등을 두고 기재부와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특위) 1차 회의를 열고 다음 달 말 예산안 및 세법개정안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세법개정안, 이달 말 공개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에 대응해 민주당이 구상하는 나라살림 방향을 내놓겠다는 뜻이다.
민주당표 세법·예산안을 만드는 건 반대만 하는 정당이 아닌 정책 정당으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민주당은 비슷한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6년에도 자체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특위 위원 13명 가운데 4명을 기재부 출신으로 꾸렸다. 현직 기재부 관료를 상대하기 위해 세법개정안, 예산안에 정통한 전관들을 포진시킨 것이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용섭 전 국세청장이 대표적이다. 재선 의원이자 광주광역시장을 지낸 이 전 청장은 정치 입문 전 관료 경력 대부분을 기재부 전신인 재정경제부 세제실에서 쌓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청장을 거치면서 야당에서 대표적인 '세제통'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도 합류했다. 예산통인 그는 문 정부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기재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동연 경기지사 쪽에서 경제부지사로 일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기재부 세제실장을 맡았던 주영섭 전 관세처장 역시 세제 전문가다. 정치색이 상대적으로 옅었으나 특위에 동참하면서 민주당과 한배를 탔다. 다른 특위 위원인 김정우 전 조달청장은 기재부 근무 경력이 길진 않지만 20대 국회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아 재정과 세제를 다뤘다.
기재부 OB 4인방은 올해 대비 3%가량 늘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예산안의 적절성과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기조 등을 파고들 전망이다. 예산안을 두고 정부·여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악화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경기 반등이 더디고, 저소득층 지원도 줄고 있다는 게 야당 판단이다. 또 결혼 자금 1억5,000만 원까지 증여세를 물리지 않고, 가업승계 저율 과세 구간을 60억 원 이하에서 300억 원 이하로 넓히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두고도 민주당 기재부 OB들이 반박 논리를 짤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런 증여세 감세 정책이 부의 대물림을 심화시킨다고 보고 있다.
특위는 "윤석열 정부는 재정의 기능과 역할을 크게 약화시켜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적정 부담 적정 복지'를 통해 재정을 정상화하겠다"고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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