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대선 결과 뒤집으려 압력' 트럼프 4번째 기소됐다... "마녀사냥" 반발

미 검찰, 트럼프와 측근 등 19명 형사 기소
"2020 대선 패배 후 불법 전복 시도" 혐의
성추문 입막음 시작 4건 기소... 혐의 91개

내년 미국 대선 출마를 밝힌 공화당 경선주자 중 한 명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8일 뉴저지주 윈덤시의 윈덤고등학교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윈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경합지역이었던 조지아주(州)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14일(현지시간) 재판에 넘겨졌다.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기업 문서 조작, 기밀문건 불법 반출 및 보관, 2020년 대선 결과 불법 뒤집기 시도 등에 이어 네 번째 형사 기소다.

미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은 이날 주 대배심을 거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마크 메도우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총 19명의 피고인을 기소했다. 2020년 11월 대선 때 조지아주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현 대통령)가 승리했음에도, 이들이 불법적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98쪽 분량 공소장에서 피고인들에게 공갈, 주의회 허위 진술 및 청탁 등 총 41개의 혐의를 적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패배하자, 2021년 1월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용된 혐의는 △공무원 선서 위반 교사 △공무원 사칭 공모 △1급 위조 공모 △허위 서류 제출 공모 등 13개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피고인들은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 결과를 불법적으로 바꾸려는 공모에 의도적으로 가담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성추문 입막음 의혹 건을 시작으로, 6월(기밀문건)과 8월(대선 전복 시도)에도 잇따라 기소되면서 여러 건의 ‘사법 리스크’를 안고 2024년 대선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기소 건의 경우, 검찰은 6개월 내에 재판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공화당 대선 경선과 본선이 이어지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형사 재판만 4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날 기소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게 적용된 혐의는) 날조로 들린다"며 "그들은 왜 2년 6개월 전에는 나를 이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 선거 일정 중간에 그렇게 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폭스뉴스에선 '기소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에 앞선 3차례의 형사 사건 관련 기소인부절차에서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그에게는 총 4건의 기소에서 모두 91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2차와 3차 기소는 연방법 위반 사건이기도 하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orn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