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에도 이재현 회장 보다 보수 더 챙긴 CJ ENM 구창근

2023. 8. 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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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30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구창근 대표 부임 후 2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특히 구 대표가 이끌고 있는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음악사업을 제외하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가다.
투표 조작으로 전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바 있는 아이돌 장사 외에는 사실상 탈출구가 없는 셈.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489억원, 영업손실 304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구 대표가 이재현 회장보다 상반기 보수를 더 가져간 것이다. 구 대표는 상반기 회사로부터 10억 9000만원을 챙겼다.
급여 4억 2500만원에 상여 6억 6500만원을 받았다. 상여 지급 이유는 신규 대표이사 영입을 위한 명목이다. 
6억 6500만원을 상여로 받았으나 회사에서 특별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상반기 10억 6000만원을 급여로 수령한 그룹 총수 이재현 회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지만 회사를 정상화하라는 이 회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 1분기보다는 영업 손실 폭이 줄었으나 문제는 성장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80억 원을 들여 제작한 김용화 감독의 영화 더문은 손익분기점이 600만 명 수준으로 알려져있지만 100만 관객도 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우주 SF에 대한 강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변화한 관객의 니즈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문' 뿐만 아니라 '승리호', '외계인' 등 SF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대작 영화 투자는 워낙 큰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직원 수준에서 결정할 수 없다. 이에 경영진이 천만 감독인 김용화, 최동훈, 윤제균 등 이른바 '고인물' 감독에게 집착했다가 연속해서 쓴 맛을 보는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나온다.
 
회사의 주력인 TV 사업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이번 적자의 대부분이 광고 영업을 담당하는 미디어플랫폼 부문과 영화드라마 부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명가로 불리던 회사의 시청률 하락도 눈여겨볼만 하다. 최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킹더랜드는 10% 이상 시청률이 나왔으나 CJ ENM이 시즌제로 선보인 경이로운소문 카운터 펀치는 최고 5%대 시청률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전작인 이번 생도 잘 부탁해도 화제성에서는 눈길을 끌었으나 JTBC나 지상파 드라마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시즌과의 합병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OTT 티빙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쿠팡플레이가 맹추격하고 있어 OTT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문자수(UV) 분야에서 언제 2위 자리를 내줄 지 모를 노릇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주주가치 훼손이다. 전임 강호성 대표 시절 20만원에 육박했던 CJ ENM 주가는 구창근 대표 부임 이후 반짝 상승했다가 올해 들어 급락을 거듭, 최근에는 6만원대로 1/3 토막이 났다. 3조원을 호가하던 시가 총액도 현재 1조 5000억원이 채 안된다.
글로벌 제작사 인수와 야심차게 추진한 제작비 투자 확대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특히 CJ그룹 계열사 중 비율로 따졌을 때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빠진 회사가 CJ ENM과 그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점도 뼈아프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도마에 올랐다. 직원들을 구조조정으로 내치는 와중에 투표 조작으로 실형을 살았던 전과자 안준영 PD를 복직시켜서 논란을 낳았던 회사는 이후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진 횡령 사건이 발생해 김영규 대표이사가 그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바 있다.
한편, 티빙을 이끌던 양지을 대표 역시 교체됐다. 이에 사실상 경영 실패에 대한 경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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