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명근에 후반기도 걸었다···LG에 이런 존재감의 고졸신인 투수 있었나
LG 신인 투수 박명근(19)이 한 달 여 만에 1군으로 복귀했다.
LG는 15일 박명근을 엔트리에 등록했다. 전반기 종료 직전이었던 7월7일 팔꿈치 통증으로 제외된 이후 39일 만이다.
박명근이 합류하면서 엔트리 한 자리를 위해 제외된 투수는 다름 아닌 정우영(24)이다. 지난해 홀드왕이자 LG의 필승계투조인 정우영은 부진으로 지난 14일 2군에 갔다.
정우영은 올시즌 내내 부침을 겪었다. 후반기에는 회복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8월에는 5경기에서 3이닝 9피안타 5사사구 6실점(4자책)으로 극도의 부진에 빠지자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번주 복귀 예정이었던 박명근이 그 자리에 합류한다.
필승계투조 투수를 부진하다고 전력에서 제외하는 결정은 쉽지 않다. 그러나 LG는 올시즌 국내 선발은 물론 기존 필승조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붕괴됐던 전반기를 새 얼굴들의 힘으로 버티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핵심 중 핵심이 고졸신인 박명근이다.
박명근은 전반기 36경기에 나가 36이닝을 던지고 3.25의 평균자책으로 4승 5세이브 5홀드를 거뒀다. 시즌 초반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 집단 마무리로 뒷문을 맡기도 했고 이후 필승조로 자리잡은 뒤 롱릴리프로도 뛰면서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했다.
전반기를 마칠 무렵 팔꿈치가 불편해지자 LG는 감독추천선수로 선발된 박명근의 올스타 출전까지 무산시키고 부상자명단에 올리며 후반기를 대비했다. 심한 통증이 아니었지만 후반기 맹활약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주고자 한 달 이상을 2군에 뒀고 8월 중순이 된 이제 불러올렸다.
LG는 9월이면 또 한 번 불펜에 대공백을 겪게 된다. 고우석과 정우영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마무리 고우석의 공백이 특히 크다. 염경엽 감독은 그 공백도 박명근 중심으로 구상하고 있다. “2주 정도인데 고우석의 빈 자리는 박명근, 함덕주, 김진성, 백승현에게 같이 맡기려 생각 중”이라며 역시나 박명근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있다.
LG가 돌아오는 박명근에게 기대하는 것은 전반기와 같은 모습이다. 현재 구상대로면 박명근의 활약은 시즌 막바지까지 순항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선발도 아닌 중간계투인데, 고졸신인 한 명을 두고 시즌 후반기 구상의 틀을 짜는 것도 매우 특이하다.
LG는 아주 오랫동안 신인 흉작을 겪었던 팀이다. 젊은 국내 1선발 한 명을 확보하지 못해 암흑기를 끝내고도 5강권, 그 뒤 우승권 근처만 맴돌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선발은 아니지만 2019년 정우영이 신인왕에 오르면서 그 갈증을 해소시켰고, 올해는 박명근이 LG의 마운드의 여러 고비를 앞에서 끌고 넘어가면서 또 목마름을 해결하고 있다. LG가 우승을 향해 돌격하고 있는 시즌이라 그 존재감이 더 강렬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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