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황토빛, 푸르게 빛나는.. 화가의 와이너리에서 건네는 인사, 긴 그리움에 부쳐

제주방송 김지훈 2023. 8. 1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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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본질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급기야 모든 색을 버리고 황색조 단색과 굵고 검은 선으로 돌아갔습니다.

  거친 황토빛  바탕에 검은 선으로 구부정한 사내와 말, 까마귀, 초가집과 노송, 바다 등을 소재로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표현하는 그만의 고유 작품세계를 구현했습니다.

전시에서는 '유럽기행', '검은 바다' 시리즈 원화와 도자기, 판화 10종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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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제주 스페이스, 15일 ‘변시지展’
‘끝나지 않은 그리움’ 2부 개최
9월 30일까지.. 와인 시음회 함께
고(故) 변시지 화백 作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급기야 모든 색을 버리고 황색조 단색과 굵고 검은 선으로 돌아갔습니다. 

거친 황토빛  바탕에 검은 선으로 구부정한 사내와 말, 까마귀, 초가집과 노송, 바다 등을 소재로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표현하는 그만의 고유 작품세계를 구현했습니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한없는 외로움의 정서가 깊이 배어있습니다.

1981년 유럽여행 이후 서양의 모방이 아니라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는 발견으로 전환점이 마련된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이어 1990년대에 들어 제주의 본질을 바람에서 찾았고 폭풍우 치는 격랑의 바다에서 실존적인 고독을 끌어냈습니다.

제주시대를 통해 자연에 순응하는 동양미를 승계해 제주의 절제된 자연미를 함축시켜 인간 본연의 풍토로 환원해 보편성을 획득하고서 그만의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완성시킨 고(故) 변시지 화백입니다.  

아트제주 스페이스가 오늘(15일)부터 9월 30일까지 변시지 화백의 개인전 ‘끝나지 않은 그리움’ 2부 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시에서는 ‘유럽기행’, ‘검은 바다’ 시리즈 원화와 도자기, 판화 10종을 선보입니다.

고(故) 변시지 화백 作


‘유럽기행’ 시리즈는 1981년 로마에서 열린 변 화백의 초대 개인전을 방문하며,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고 완성한 풍경화 시리즈입니다.

이 여행은 자신의 색과 기법이 서양의 화가들을 모방한 것이 아닌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유럽여행 이후에는 더 확신에 찬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검은 바다’는 변시지 화백이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직을 퇴직하던 해인 1991년에 제작한 시리즈로 황갈색이 아닌 블랙톤의 배경이 특징입니다. 하얗게 몰아치는 파도가 더해져 화백의 시그니처인 폭풍치는 바다가 한층 강한 대비로 표현됩니다.

‘검은 바다’ 시리즈는 생전에 남긴 전체 작품 5,400여 점 중에서 1%인 60여 점이 채 되지 않아 희소성이 높습니다.

변시지 화백의 개인전 ‘끝나지 않은 그리움’에서 진행되는 와인 테이스팅 행사 포스터


2부 전시가 시작되는 15일 오프닝에는 와인 수입사와 함께하는 와인 시음회 이벤트가 열립니다. 이탈리아 중부 지역인 에밀리아 로자냐의 토레 포르넬로(Torre Fornello) 와이너리를 소개하는 자리로, 이탈리아 국립요리원(ALMA)에서 사용하며 교황이 선정해 미사에 사용되는 고퀄리티 와이너리입니다.

무료 시음회에서는 8종의 레드, 화이트, 스푸만테, 네추럴 와인을 선보이며 특별히 변시지 화백의 유럽기행 작품으로 라벨을 디자인한 오타바 지오르노(Ottavo Giorno) 와인이 포함됐습니다.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김성오, 가나 장흥아뜰리에 입주 작가 장예린이 참여한 와인도 처음 선보여 눈길을 끕니다.

고인의 서거 10주년을 맞아 마련 중인 전시는 ‘제주시대(1975~2013년)’ 대표 작품을 1, 2부로 나눠 심도 있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작업들은 작가가 제주에서 일본, 서울 등 자신의 색깔을 찾아 평생을 바친 순례의 길이 또 다시 제주에서 완전히 새로워진 화법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스미소니언박물관 한국관 개관 초대전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제주도립미술관, 기당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보관문화훈장, 제주도문화상 국민훈장, 일본 ‘광풍회전’ 최고상, 일본 문부성 주최 ‘일전’ 조선인 최초 입선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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