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길 열린 K-게임, `현지화 작업·분쟁 정리` 바쁘다 바빠
넥슨 메이플스토리M 中버전 출시
'미르의 전설' 분쟁 끝 위메이드 분주
중국이 한국 게임에 걸어 잠갔던 빗장을 조금씩 풀면서 현지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판호(허가권)를 받은 게임은 현지화 작업을 거쳐 속속 출시를 이어가고 있고 아직 판호를 획득하지 못한 게임들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역성장에 직면한 국내 게임사들이 실적 반등 전략 중 하나로 중국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넥슨은 오는 17일 '메이플스토리M'을 현지 서비스명 '모험도: 단풍전설(MapleStory: The Legends of Maple)'로 중국에 정식 출시한다. 앞서 판호를 발급받은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A3: 스틸 얼라이브',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와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도 중국 출시를 목표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로 여겨져 왔다. 중국은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경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을 시행했고 여기에 자국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 아래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판호를 발급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미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 넷마블의 '신석기시대',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가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순위가 다소 떨어졌으나 이들 게임은 출시 직후 모두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시장은 성공만 하면 국내 게임사들에 막대한 매출을 가져다주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높아진 현지 게임 경쟁력에도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진출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실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은 중국에서의 탄탄한 인기를 기반으로 각사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달 말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 2023'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부스를 직접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주요 작품을 선보였다.
판호를 발급받지 않은 게임사들도 성장동력으로 중국을 꼽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차이나조이 2023'을 참관한 데 이어 지난 9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 '미르4'와 '미르M'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위메이드는 2001년 '미르의전설2', 2015년 '열혈전기M'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주요 순위를 차지하며 성과를 낸 바 있다.
위메이드는 과거의 저작권 침해 분쟁을 정리하는 등 중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액토즈소프트 등과 20년 넘게 이어져온 '미르의 전설' IP(지식재산권) 분쟁을 끝냈다.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통해 액토즈소프트와 '미르의 전설2·3'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것. 장 대표는 "중국은 위메이드가 게임 성공은 물론 저작권 침해 분쟁 같은 시련까지 겪으며 남다른 경쟁력을 갖게 된 시장"이라며 "과거의 분쟁을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진행 중으로, 이제 그 결과물들을 집대성할 모멘텀이 왔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은 1930억 위안으로 전년(2255억 위안) 대비 14.4% 감소했다. 다만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 면에서 무시할 수는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3월 발간한 '중국 게임산업, 22년 결산과 23년 전망' 자료에서 "시장의 절대 규모로만 본다면 게임 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여전히 3000억 위안에 달하며 시장도 거대해 기존 시장의 가치만 잘 발굴해 낸다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업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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