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좌시 않겠다"…잼버리 '전북 총대 프레임' 비켜갈까

전북CBS 최명국 기자 2023. 8. 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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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책임 전가 부당, 허울 뿐인 집행위원장 실질적 권한 없어"
최악의 잼버리 파행, 정치권서 새만금 사업 흔들기로 비화에 발끈
여권 공세+감사원 감사…"'총대 프레임' 피하긴 쉽지 않을 것"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 숙영지. 송승민 기자


실패한 국제행사로 낙인 찍힌 '새만금 세계잼버리'를 둘러싼 공방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한 행사인 만큼, 더불어민주당 책임이 크다며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전북도 또한 대회 실패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며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한껏 자세를 낮췄던 김관영 전북도지사(새만금 세계잼버리 집행위원장)는 전북 책임론에 공세로 태세를 전환했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전북이 잼버리 대회를 이용해 수십조원의 예산을 끌어왔다는 등의 허위사실에 대해 필요하다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실패 낙인 국제행사에 거센 후폭풍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잼버리 기간에 부안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승민 기자
2017년 말 대회 유치 이후 6년 만에 열린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대회 이전부터 폭염과 폭우 대응 미흡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전 대회 격인 '프레잼버리'를 치르지 못하고 본 대회에 들어서며 우려했던 각종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급기야 역대급 폭염과 함께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해충 방제 실패 등이 맞물리며 영국 등 일부 참가국이 부안 대회장을 조기 퇴영하며 걷잡을 수 없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모든 참가국의 조기 퇴영이 결정되고, 전국 각지로 대원들이 흩어져 문화·관광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새만금'을 뗀 세계잼버리 문화 행사로 전락했다.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을 비롯한 다른 시·도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보도를 통해 부각되면서 새만금에 대한 기억은 악몽으로 낙인 찍혔다.

실패 책임은 전북도…여권 공세 가열

국회 여성가족위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잼버리 대회 준비 부실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초기 하루에 수백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오면서 행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을 지폈다.

조직위원회의 허술한 대응과 운영 미숙이 도마에 올랐고, 책임소재를 따지는 정치권의 공방도 가열됐다.

특히 여권에선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가 유치하고 준비한 행사라며 책임을 전 정부와 전북도로 돌렸다.

"원래 조직위원장이 공동으로 된 체제에서는 주무책임기관이 집행위원장입니다. 그러니까 전북도가 집행위원장을 하고 있고 여성가족부 장관은 보조기관이지요, 지원기관이지요. 그래서 1차적인 책임은 전북도에 있고 여가부는 2차적인 책임이 있는 이런 구조로 봐야 됩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한 말이다.

여권 대다수가 하태경 의원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소수의견으로 전북도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잼버리 파행이 전북 탓이란 말은 정말 화나고 정신나간 소리"라며 "전북 책임론이 당론이면 탈당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라도가 해먹었다고 몇조원 얘기하는 것, 전부 보수 대통령이 시작한 사업이거나 보수의 대선 공약"이고 "새만금은 전라북도에서 '보수의 치적'으로 키워나가는 곳인데 이걸 악마화 해봐야 남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과 전북도에 책임이 있다고 부각하며 총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공세 전환 전북도, 방어전 성공할까

김관영 전북지사. 전북도 제공
여권의 공세에 전북도는 "무슨 소리냐, 대회 운영의 책임과 권한이 전북도가 아닌 여성가족부를 필두로 한 조직위원회에 있다"며 발끈하는 모습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공무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과 방만한 예산 운용, 잼버리 부지 선정 논란 등을 반박할 근거와 자료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대회 집행위원장이란 허울 뿐인 직책 때문에 전북도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김관영 지사는 15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집행위원장이 모든 예산을 집행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조직위 사무국에서 예산을 올리면 20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들이 이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하고 집행위원장은 이 결과를 조직위원회에 안건으로 부의할 뿐"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또 "집행위원장은 이름만 그럴싸할 뿐, 예산 편성 등에서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잼버리의 계획·준비·운영 등 책임 주체를 규정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 등을 보면 김 지사의 말에 힘이 실린다.

전북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최종 의사 결정권은 결국 여가부 장관 등 공동조직위원장에서 이뤄지며 집행위원회는 그 하부 조직으로, 조직위원회의 효율적인 업무를 돕기 위한 기구로 규정돼 있다.

조직위 사무국이 제출한 연간 사업 계획서와 예산서는 집행위의 의결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는 조직위와 여가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예산 집행액을 근거로 책임의 무게를 따진다면 전체 예산 1170억원 가운데 전북도가 집행한 것은 265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잼버리 관련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쓴 예산이 1천15억 원이고 이 가운데 조직위원회가 쓴 예산이 783억 원이며 전라북도가 쓴 예산은 고작 190억 원에 그쳤다.

특히 예산 충당에 있어서도 전체 예산 1천170억 원 가운데 전라북도비가 409억 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충당했으며 국비가 303억 원이고 나머지는 참가비 등 자체 수입과 옥외 광고비 등이다.

이런 전북도의 항변에도 이번주 중 예고된 감사원 감사의 칼날을 전북도가 벼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감사원은 조직위의 방만한 운영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 잼버리 부지 선정 과정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자체 감사를 통해 내부의 문제를 짚어보고, 이어질 감사원 감사에도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조직이든지 감사원 감사라는 현미경을 들이대면 털어서 먼지 안날 리 없고, 크건 작건 문제점들이 들춰지면 정치권과 중앙 언론의 바람을 타고 결국 최악의 잼버리 책임이 전북에 전가되는 '총대 프레임'이 씌워질 것이란 '합리적(?) 우려'가 전북도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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