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도 간다 vs 안된다”…엔低에 늘어난 일본 여행
“가야하나” vs “상관없다” 충돌
올 상반기 일본행 846만명에 달해
“여행지도 많고 다른 날짜도 있는데 굳이 광복절에 가는 게 이해 안 가요”
일본의 봉쇄정책이 해제되면서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2주년을 맞이한 광복절 연휴에 일본을 가는 이들을 두고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광복절이 한국 국민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만큼 이 시기에 일본을 가야하냐는 여론과 여행은 상관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 씨(27)는 연차를 사용해 주말부터 광복절까지 일본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하지만 이를 주변에 알리기는 꺼렸는데, 직장에서 동료와 이야기하던 중 “광복절 연휴에 일본 여행을 가는 건 좀 그렇다”는 말이 나왔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본은 가깝기도 하고, 주말과 붙어있어 휴가를 길게 쓸 수 있기도 하고, 엔화 환율도 괜찮아 일본을 여름 휴가지로 선택했다”며 “그런데 괜히 욕 먹을 것 같아서 주변에 행선지를 말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 수요는 엔데믹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엔저 현상까지 더해져 점점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노선에 탑승한 전체 수송객 수는 846만7898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282만4055명보다 3배 증가한 수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에는 한 달 만에 173만3207명이 왕래했다.
광복절 일본 여행을 찬성하는 이들은 장기간 휴가를 가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황금연휴에 원하는 여행지를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특히 올해 광복절은 화요일이라 월요일 하루만 쉬면 주말까지 최대 4일을 쉴 수 있다. 직장인 윤모 씨(28)는 “연휴 때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장소가 일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은 각자의 상황이 있는 만큼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하는 측은 광복절이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인 만큼 일본 여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직장인 김모 씨(30)는 “일본여행을 가는 것 자체를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광복절이 한국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아는 국민이라면 안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오히려 일본은 가까운데 다른 날에 가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시민들 의견도 갈렸다. 온라인 리서치 업체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세~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0.6%, 즉 10명 중 5명은 ‘일본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광복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에 반해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응답은 29.5%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역사적 의미와 개인의 자유는 별개라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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