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딩동댕 유치원’에 자폐 아동 캐릭터 ‘별이’ 등장

임지선 기자 2023. 8. 15. 14: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동 등 등장에 이어 또 다른 도전
전문가 자문·실제 장애아 인터뷰로 캐릭터 구축
EBS TV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에 등장하는 ‘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EBS 제공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 최초로 EBS TV의 <딩동댕 유치원>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다.

EBS는 15일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에서 발달장애 아동의 특성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 ‘별이’를 탄생시켰다”며 “타인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정착되는 유아·어린이 시기에 경계와 존중,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보다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딩동댕 유치원>의 또다른 도전”이라고 밝혔다. <딩동댕 유치원>은 그동안 다문화 가정 아동, 성역할 고정관념을 뒤집는 캐릭터 등을 잇따라 내보낸 바 있다.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자폐 아동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PBS의 유명한 어린이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 ‘줄리아’가 등장했다. 줄리아와 노는 법 등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자폐 아동 가정을 비롯해 비장애 가정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았다.

<딩동댕 유치원>의 캐릭터 ‘별이’는 몸이나 팔을 흔드는 행동을 보이고 소음에 민감하며, 자동차 장난감을 유난히 좋아하는 특징을 지녔다. ‘별이’는 탈 것 장난감을 보고 어려운 이름까지 척척 맞히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동차 경적이나 큰 소움을 마주치면 예민해진다.

별이가 처음 등장하는 18일 ‘안녕, 별아’ 편에서는 딩동댕 유치원 친구들이 별이를 만나고 선생님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별이만의 특징을 전한다. 선생님은 “별이의 생각을 알고, 또 이해한다면 우리는 벌써 친구가 될 준비가 된 거야”라며 통합교육의 가치를 강조한다.

제작진은 ‘별이’를 탄생시키기 위해 심사숙고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관련 서적을 참조했으며 실제 장애를 가진 아동 가족을 인터뷰했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가 붙은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장애를 설명하고 표현하기 어려워 제작진은 여러번 회의를 거듭했다고 전했다.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그린 소통에 관한 동화 <상자 쓴 아이>의 작가, 편집자와의 협업을 통해 ‘별이’의 테마곡과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제작진은 또한 “발달장애 아동 또한 우리 사회 구성원이며, 그들과 어우러져 살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토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별이가 등장하는 첫회에서는 “딩동댕 유치원에 다니지 않지만, 딩동댕 마을에 살면서 자연스레 마주치는 사회구성원으로 등장한다”는 프로그램 소개를 두고 논란이 됐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자폐 아동도 유치원에 다니고 통합교육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16일 “새롭게 등장하는 ‘별이’를 가장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앞으로 ‘딩동댕 유치원’의 구성원으로 스며들게 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처음 등장) 이후 에피소드를 통해 ‘딩동댕 유치원’에서 함께 놀고 배우고 어우러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구성을 전개하고자 했고, 이에 따라 이미 후속편이 준비되어 있다”는 입장문을 냈다.

제작진은 이어 “<딩동댕 유치원>이 지향하는 바는 확고하다. 어떤 어린이도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이해와 존중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사정을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BS TV <딩동댕 유치원>에 등장하는 자폐 스펙트럼 캐릭터 별이. EBS 제공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